중국 정부가 오는 7월부터 항공기·우주선 관련 부품·장비 및 소프트웨어·기술 등에 대해 수출 통제를 실시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갈륨·게르마늄, 12월 흑연 등 첨단 산업용 핵심 광물에 이어 이번엔 군사 물자에 대해서도 수출 통제에 나선 것이다. 반면 중국은 한·일·중 3국 자유무역협정(FTA)은 빠르게 추진하기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30일 중국 상무부·해관총서·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는 ▲항공·우주 구조물 및 엔진 제조 관련 장비및 소프트웨어·기술 ▲가스터빈 엔진과 가스터빈 제조 관련 장비 및 소프트웨어·기술 ▲우주복 헬멧 관련 장비 및 기술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섬유 등 품목에 대해 수출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들 품목이 군용·민수용으로 모두 쓰이는 '이중 용도(dual purpose)'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출하려는 업체가 신청서를 내면 '국가 안보' 관련성 등을 판단한 뒤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가 "국가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비확산이라는 국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특정 주형과 특정 섬유 재료 등 관련 품목에 대해 수출 통제를 실시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며 "특정 국가나 지역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규정에 부합하는 수출은 허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번 수출통제 조치는 지난해 8월 갈륨·게르마늄, 12월 흑연에 이은 것이다. 갈륨·게르마늄·흑연은 모두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만큼, 이는 미·중 갈등 속 중국이 첨단 산업용 핵심 광물을 무기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번엔 군사 무기 관련 품목에 대해서도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기로 하면서 미·중 패권경쟁이 첨단산업에 이어 군사분야로도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더욱이 이번 주 한·일·중 정상회의가 끝난 지 채 며칠이 되지도 않아 발표된 수출 통제 조치여서 주변국들의 우려를 더욱 사고 있다.
3국 FTA 협상은 추진 의지
한편 중국은 수출 통제와는 별개로 한·일·중 3국 역내 자유무역협정(FTA)은 빠르게 진행하기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일·중 3국이 이번 주 정상회담에서 역내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중요한 공감대'에 도달했다며, 3국이 앞으로 자유무역협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번 주 발표된 3국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기반으로, "자유롭고 공정하며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상호 호혜적인 3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논의를 지속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허 대변인은 이에 대해 "중·일·한 3국 산업망은 연결도가 높고, 경제의 상호 보완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일·한 자유무역협정이 일단 체결되면 현재의 자유무역협력을 기반으로 3국이 더욱 상호적으로 시장 개방을 확대하면서 무역 장벽을 낮추고, 무역 투자를 증진하며 무역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3국 기업들과 인민들에게 실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중국 측은 중·일·한 자유무역협정 담판(협상)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며 "일본 및 한국 측과 함께 담판 과정을 가속화해서 지역 및 전 세계 경제의 안정과 회복에 적극적으로 공헌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