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4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앞둔 영국은 공약 논쟁이 뜨겁다. 리시 수낵 현 보수당 총리가 '의무복무제' 부활을 내걸었다가 싸늘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공약을 놓고 여야 후보 간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수낵 총리가 내건 보수당의 의무복무제 부활은 노동당을 비롯해 다른 정당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수낵 총리는 이를 통해 "젊은이들 사이에 공유된 목적의식과 국가에 대한 새로운 자부심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노동당은 "속임수"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퇴역 군인과 여권 인사들도 잇따라 공약이 "엉터리"라며 쓴소리를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지가 26일 보도했다.
앞서 수낵 총리는 지난 25일 18세를 대상으로 12개월간 정규군 복무를 하거나 한 달에 1회 주말마다 지역사회 봉사하는 방식의 의무복무제 도입 구상을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보수당은 내년 9월 의무복무제 시범 도입을 목표로 세부 내용은 자문 위원회를 통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수당은 의무복무에 대한 제재 방안, 제도 도입 시 소요되는 재원 등 구체적 계획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당 수낵 총리가 고전하는 사이에 노동당 키어 스타이머 후보는 "변화의 시간"이라며 정권교체 표심을 다잡고 있다. 노동당은 최근 과거 토니 블레어 노동당 소속 영국 총리를 연상시키는 영상을 공개했다. 스타이머는 영상에서 "그들은 실패했다. 보수당에 5년만 시간을 더 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7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는 △경제 △세금 △NHS(영국국영의료서비스) △이민 △환경 △교육 등 부문에서 두 후보의 핵심 공약을 소개했다. 스타이머의 노동당은 GDP(국내 총생산) 대비 비율이 89.9%로 불어난 국가부채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 모두 '증세'에 있어선 소극적인 모습이고, 고질적인 '진료 지연' 문제에 대해서는 대기 시간을 줄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4년간 집권한 영국 보수당은 최근 지지율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에 20%포인트 가량 뒤처진 가운데 정권 교체 위기에 놓였다. 25일(현지시간) BBC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동당 지지율은 44%, 보수당 지지율은 23%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