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영국의 조기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정치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안한 이번 총선이 당초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 "보수당 과반 확보 못할 수도"··· 브렉시트 협상 혼선 예상
이렇게 될 경우 보수당은 과반인 326석에서 16석이 모자라게 되며, 국정 운영에 있어서 다른 당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호주커먼웰스은행(CBA)은 "총선을 영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파운드화도 변동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기 총선은 본격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정국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메이 총리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보수당이 과반을 넘지 못할 경우 EU와의 협상에 있어 기존의 입장이 다소 약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메이 총리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브렉시트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지난 29일 스카이뉴스가 주최한 개별 TV 질의응답에서 메이는 이전과 같이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EU가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협상 결렬을 무릅쓰겠다는 것이다.
반면 코빈 대표는 EU와의 협정을 성사에 방점을 두면서 노동당은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브렉시트·이민자 제한 경제 타격 불가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주 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는 주요통화 중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선거를 앞둔 기업들의 우려도 크다.
CNN은 "투자자들과 기업인들은 여전히 메이 총리를 선호하지만,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경영 환경은 열악해질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가 내놓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협상 결렬은 큰 우려를 샀다. 영국제조업연맹(EEF)의 회장인 테리 스코울러는 "결렬을 언급하는 것은 협상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현실화될 경우 파장은 매우 클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새롭게 생기는 무역 장벽과 복잡한 유통망 등으로 영국의 무역 체계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민자 입국에 대한 강력한 제재 역시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지난해 27만명으로 집계된 이민자가 메이 총리의 약속대로 10만명 이하로 줄어들 경우, 의료, 건설, 기술 등 이민자를 채용하는 많은 분야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메이 총리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에게 많은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제안하면서 자국인 고용 촉진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의 경우에는 더 높은 세금과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개입 등을 내걸고 있어 기업의 입장에서는 더욱 달갑지 않을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