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잠재적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당대회 시기와 '당심 100% 룰' 개정 여부 등은 여전히 미정이지만, 후보군 각자 목소리를 내며 몸을 푸는 모양새다.
'수도권 비윤(윤석열) 중진' 윤상현 의원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윤 의원은 4월 총선 참패 이후 여러 차례 국회 세미나를 열고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보수 혁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같은 시각 나경원 당선자도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고 현역 의원들과 당선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나 당선자는 지난 14일에는 서울·수도권 낙선자(당협위원장)들과 만찬을 함께하는 등 당내 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나 당선자는 최근 행보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은) 제가 뭘 하든 당권하고 (연계해) 말씀하신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당이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되느냐는 것에 고민이 많다"며 "재집권 플랜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당의 개혁은 어떻게 돼야 되는지 고민이 있다"고 부연했다.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도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상병 특검법'에 공공연하게 찬성의 뜻을 밝히고 있다. '김건희 여사 방탄 논란'에 휩싸인 검찰 고위직 인사에는 유감 메시지를 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5년 만에 팬 카페 회원들과 '팬미팅'을 가졌다. 그는 당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또 SNS와 대학 강연 등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고 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출마 가능성도 연일 높아지는 분위기다. 4·10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칩거에 들어갔던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여권 인사들과 접촉을 재개하고 공공장소에서 독서를 하는 등 외부 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당내에서는 '등판론'과 '불가론'이 공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총선에서 낙선한 조해진 의원은 지난 15일 SNS에 "총선 때는 구원투수로 출전했다가 패전처리투수로 끝냈는데, 이제는 선발투수, 주전투수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16일 "또다시 총선 말아 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나"라며 "문재인의 사냥개가 되어 우리를 지옥으로 몰고 간 애 밑에서 배알도 없이 또 정치하겠다는 건가"라면서 검찰 후배인 한 전 위원장을 원색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