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유연근무제를 늘려 '주4일 근무'로 가는 초석을 다졌다. 21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인력부는 직원이 유연근무를 신청했을 때 모든 고용주가 이를 공정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새 지침을 발표했다.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지침은 지난 8개월 동안 정부와 고용주연맹, 전국노동조합연합회 등 노사정이 논의한 끝에 완성됐다.
수습 기간을 마친 노동자는 회사에 재택·원격근무,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통해 탄력 근무·집중근무 등을 요청할 수 있다. 회사는 요청받으면 2달 내로 답해야 한다. 거부 시에는 비용이나 타당성 등과 관련해 합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하며 직원과 다른 해결 방안을 찾도록 권장된다.
고용주가 지침을 의도적으로 어기면 정부는 경고 조치하고 관련 교육을 받도록 할 수 있다. 새 지침은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을 목표로 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새 지침 시행 이유로 자국 노동시장 경직성, 노동인구 노령화, 간병인 역할을 해야 하는 인구 증가 등을 들었다. 인력부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더 많은 노인, 병간호 인력이 원할 경우 계속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과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고령 인구 취업률이 높아지고 있다. 203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싱가포르 인구 4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싱가포르 65세 이상 고용률은 30.6%였다. 싱가포르는 고령화에 맞춰 정년도 점차 연장하고 있다. 정년퇴직과 정년 후 의무 재고용 연령을 2030년까지 각각 65세, 70세로 연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