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는 강동구의 전셋값만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올해 준공 예정 물량이 많은 강동구 일대에서 전세 매물이 쏟아져 서울 동남권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 주(지난 15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강동구 전세가격 변동률은 0.01%로 전주 대비 0.0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이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를 합친 서울 평균 전셋값이 0.0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는 강동구에 입주 물량 폭탄이 이어지면서 매물 적체로 전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동구에서는 지난 2월 상일동 'e편한세상고덕어반브릿지'(593가구)의 입주를 시작으로 오는 6월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1299가구), 오는 9월 천호동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999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으로 불리는 1만2032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의 전셋값은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강동구만은 예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동구는 최근 1개월 간 전세가격 지수가 하락한 유일한 서울 자치구다. 지난 15일 기준 강동구 지역 전세가격 지수(KB부동산 기준)는 89.2였고 한달 전인 3월에는 89.3으로 -0.1 하락했다. 강동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는 모두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강동구의 전셋값 상승폭이 둔화되는 반면, 입주권엔 수억원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신축단지가 귀해지고 '입주 폭탄'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줄어들자 입주권 구매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20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 대비 8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상황이다. 당초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분양가격은 전용면적 84㎡ 기준 12억~13억원대였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에 위치한 A 공인중개사 대표는 "호가보다 웃돈을 주고서도 입주권을 구매하겠다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