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과잉 생산’에 대한 서방의 공격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지자, 수출드라이브를 오히려 더욱 강력하게 걸고 있다. 과잉 생산 문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한편, 문제의 중심에 있는 친환경 산업에 대한 지원책까지 내놓으며 수출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수출을 향후 성장 동력으로 삼으며 내수 부진 돌파에 나섰다.
'과잉 생산' 지적 "타당하지 않아"...친환경 산업 지원 강화
18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전날 “(일부 국가는) 생산 능력(과잉 생산) 문제를 무역과 연관시켜 수출상품이 많은 게 곧 과잉 생산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타당하지 않다”면서 “중국은 매년 대량의 반도체와 항공기, 대두, 원유 등을 수입한다. 그럼 이 같은 원자재를 수출하는 국가는 모두 과잉 생산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서방의 주요 견제 대상인 중국의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는 중국이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이른바 '신싼양(新三样, 태양광 패널·배터리·전기차의 3대 신 품목)'으로,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왔다. 그리고 실제 지난해부터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작년 '신싼양'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9% 증가한 1조6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신싼양이 중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는 지원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9일에도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7개 부처는 '산업 장비 갱신 촉진 방안'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산업 장비 투자를 25%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태양광 패널, 배터리 등 산업의 장비를 최첨단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핵심 산업의 생산 장비를 친환경으로 전환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전기차·철강 기업들, 내수 부진에 '수출' 성장 동력으로
역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은 이제 수출을 향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으로 부상한 중국의 BYD는 현재 전 세계 70여개국에 전기차를 수출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 시장 공략은 물론 태국과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서는 이미 생산 거점도 확보했다. 2022년 태국에 건설을 시작한 BYD 첫 해외 생산 공장은 올해 가동을 앞두고 있고, 브라질에 건설 중인 완성차 및 부품 생산 공장 3곳 역시 올해 하반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헝가리 세게드 시정부와 전기차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매입 계약도 체결했다.BYD가 수출에 사활을 거는 건 내수 둔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329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한 132만4000대를 기록했다. 이미 작년 한해 수출량의 25%를 넘어선 수준이다.
바이든 정부가 관세 인상을 예고한 중국의 철강 업계 역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쌓인 재고를 수출로 밀어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2580만톤으로 전년 대비 30.7% 늘었다. 이중 3월 수출량은 988만8000톤으로 전달 대비 37.8% 급증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철강 업계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수출 급증은 내수 회복 상황이 좋지 않아 수출로 국내 생산량은 소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