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대만을 강타한 강진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가 한때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TSMC는 청명절 연휴(4~6일) 중 추가 인력을 투입해 지진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TSM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직원들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가 마련한 절차에 따라 일부 공장에 대피령을 내렸다. 현재 모든 인력이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다시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이번 지진 영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오전 중 중단됐던 신규 공장 건설 현장 작업은 이날 하루 동안 중단하고 추가 점검 후 재개하기로 했다.
TSMC는 구체적인 피해 상황과 업무 복귀 현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만 IT(정보기술)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대만 북부와 중부, 남부 공장 생산라인과 장비들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대만 중앙기상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8분(이하 현지시간) 대만 동부 도시 화롄 동남쪽 25㎞ 해역, 깊이 15.5㎞ 지점에서 규모 7.2(미국 지질조사국 기준 7.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에 수도 타이베이 등 북부 지역에서도 진도 5.0 이상 흔들림이 나타나면서 TSMC 신주과학단지 내 공장도 일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TSMC 소식통들은 닛케이아시아에 “신주 공장 일부 웨이퍼에 금이 갔고 기계 작동도 일부 중단됐다”고 말했다.
TSMC는 4일부터 나흘간 이어지는 청명절 연휴를 활용해 이날 중단된 작업량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TSMC 장비 공급업체 관계자는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청명절 연휴 기간 직원을 추가로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5㎚(나노미터·10억 분의 1m)·3㎚ 공장 등 TSMC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이 있는 남부 타이난에는 지진 피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는 애플 아이폰용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인공지능(AI)용 칩 등이 생산된다.
한편 지진으로 인해 이날 오후 3시 23분 기준 총 7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