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집권을 노렸던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 성공 1년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기록하며 수세에 몰렸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전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은 이스탄불을 포함한 5대 도시와 다수 격전지에서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에 패배했다. 고금리 및 고물가 탓에 도시 지역 중심으로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튀르키예 제1야당인 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현 시장은 상대 후보와 격차를 100만 표 이상 벌리며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개표 92% 기준, 이마모을루 시장의 득표율은 50.92%로 상대 집권당 정의개발당(AKP) 후보(40.05%)를 10.9%포인트 정도 압도하고 있다. 그는 오는 2028년 대선에서 에르도안 현 대통령과 맞설 최대 경쟁자로 물망에 오른 인물이다.
수도 앙카라 시장 자리도 야당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CHP 소속인 만수르 야바스 앙카라 현 시장은 개표가 46.4% 진행된 가운데 58.6% 득표율로, 집권당 후보를 압도하자 승리를 선언했다. 아나돌루 통신은 AKP가 이스탄불, 앙카라를 포함해 5대 도시에서 모두 패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비공식 결과를 전했다. 나아가 선거가 진행된 81개 지역 가운데 36곳에서 제1야당인 CHP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전국 득표율에서는 CHP가 37%를 기록해 36%를 얻은 AKP를 1%포인트의 '간발의 차'로 앞섰다.
당선된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은 당선 직후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와 국민, 우리 경제를 지치게 만들었던 상황이 끝났다는 것 자체가 승리다"라고 말하며 집권당의 경제분야 실정을 강조했다. 비즈니스 전략 회사인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 그룹의 하칸 악바스 선임고문은 "경제가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