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선물지수 하락에 베팅한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1분기 쓴맛을 봤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순히 지수의 고점 여부만 따지는 것보다 개별 기업 실적에 착안해 선별적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 거래가 가장 많았던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두 인버스 ETF는 각각 코스피200·코스닥150 선물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이 발생한다.
그만큼 많은 개인투자자가 코스피200·코스닥150 선물지수 하락을 예상한 셈인데, 이들은 올라간 지수 때문에 손실을 보고 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가 연초 이후 3월 말(29일 종가 기준) 기록한 손실률은 각각 –9.43%, -9.03%다. 이 기간 코스피200 선물지수 오름폭은 3.19% 수준이었지만 '곱버스(인버스 2배)' 구조에 복리가 더해져 지수 상승분 이상으로 손실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 선물지수도 8.70% 오르면서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손실률을 심화시켰다.
인버스 ETF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단기간 손실을 회복하긴 어려워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2700대에 안착한 코스피 지수가 연내 3000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 수급에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현물·선물시장 가릴 것 없이 반도체 섹터를 필두로 대대적인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선물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응집력을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 추가 상승 여력을 낙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동안 외국인들이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순매수한 규모는 2조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배 이상 급증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증시 고점 여부만 놓고 기계적인 투자 결정을 내릴 시기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상승에 부담을 느낀 개인투자자들이 인버스 ETF 매수를 늘리고 있다"며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 상향이 진행 중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단순히 시장이 상승해 하락에 베팅하기보다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업종·종목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더 적절한 시점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