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지방의 청약 시장 양극화가 30대 이하로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매력을 보유한 일부 30대 이하가 ‘옥석 고르기’에 나서며 서울 청약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한 반면, 지방의 30대 이하의 당첨 비중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공사비 상승으로 지방의 고분양 추세가 이어지며 신혼부부 등 지역 내 실수요도 현지 분양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아파트 청약 당첨자 8989명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은 59%(5305명)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2년 서울 아파트 30대 이하 청약 당첨자 비중인 43.2%와 비교해 1년 새 16%포인트(p)가 상승한 수치다.
반면 지방의 경우 일부 광역시에서 30대 이하 청약 당첨자 비중이 낮아지는 등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부산 지역 아파트 당첨자 1만1733명 중 30대 이하 비중은 55.4%로, 전년도인 2022년 65.2%에 이른 것을 감안하면 비중이 10%p 이상 빠진 셈이다.
울산 역시 2022년 62.9%에 이르던 30대 이하 당첨자 비중이 지난해에는 42.3%로 크게 떨어졌고, 이 기간 광주 역시 68.9%에서 51%까지 낮아졌다.
서울과 지방 광역시가 상반된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해 전국 청약 당첨자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은 52%로 전년 53.7%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이러한 경향은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지방의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더욱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방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지가가 비교적 낮아 공사비가 상승할 경우 분양가 상승 여파가 더욱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주택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 내 민간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평균 분양가격은 1059만원으로, 2년 전인 2021년 12월(998만원) 대비 6% 상승했다. 반면 부산의 지난해 12월 말 ㎡당 평균 분양가격은 627만원으로 2년 만에 23.4%가 상승했다. 광주와 울산의 평균 분양가격도 각각 548만원, 485만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4.5%, 10.6%씩 분양가가 올랐다.
이와 함께 지방 부동산의 침체로 서울 주요 입지에 대한 청약 수요가 쏠리며 청약 양극화가 30대 이하 세대로도 전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의 경우 여전히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크다는 점에서 30대 이하의 청약 쏠림 현상이 강해진 것”이라며 “지방의 경우 분양가가 기존 시세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일어나다 보니 청약 통장을 사용하는 것보다 급매를 매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