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전기차·스마트폰 '고급화' 승부수

2024-03-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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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19일 실적보고서 발표

지난해 1.2조 투입한 전기차

20만~30만 위안 중상위권 가격 예상

올해 100만원대 고급폰 '승부수'

"삼성 AI폰 기능도 보완할 것"

오는 28일 출시될 샤오미 전기차 SU7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는 28일 출시될 샤오미 전기차 'SU7'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가성비’ 저가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중국 샤오미가 최근 스마트폰·전기차 방면에서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샤오미의 2023년 실적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전략이 그대로 드러났다.
 
"좀 비싼 샤오미 전기車" 지난해에만 1.2조 투입
"샤오미 SU7 가격은 좀 비쌀 것이다. 하지만 모두들 이 가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이다.”

루웨이빙 샤오미그룹 총재는 이날 2023년 실적보고서 발표 자리에서 28일 출시될 샤오미 첫 전기차 ‘스피드 울트라(SU7)’ 가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샤오미는 일찌감치 테슬라, 포르쉐에 버금가는 고급 전기차를 내놓을 것임을 수차례 예고해왔다. 거액의 투자도 단행했다.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샤오미는 전기차를 비롯한 기타 혁신 사업에 모두 67억 위안(약 1조2500억원)을 투입했다. 이 중 4분기 지출만 24억 위안에 달했다.

이로 인해 샤오미의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R&D) 지출도 191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9.2% 급증했다.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이후 현재까지 투자액만 98억 위안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IT매체 콰이커지는 높은 R&D 비용을 감안했을 때 샤오미 전기차 판매가격이 20만 위안 이하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도했다.

사실 오는 28일 전기차 출시를 앞둔 샤오미는 아직 구체적인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매체 36kr은 최근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격화하면서 샤오미 그룹 내부적으로 아직까지 가격을 수차례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가격이 너무 높으면 판매가 저조할 수 있고, 너무 낮으면 고급화 이미지를 갉아먹을 것을 우려한 것. 36kr은 사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20만~30만 위안대의 중·상위권 가격대로 책정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간 투입한 비용을 감안하면 이 가격으로도 단기간 내 수익을 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샤오미 그룹 내부적으로는 'SU7' 출시 후 적자를 내더라도 시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룬 상태라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보도했다. 

샤오미는 적자를 감당할 두둑한 실탄도 보유하고 있다. 린스웨이 샤오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현재 샤오미 현금보유액이 사상 최대치인 1363억 위안에 달한다"며 "풍부한 자금은 샤오미 핵심 사업과 신사업 발전을 더 잘 지원할 수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레이쥔 샤오미 창업주는 샤오미 전기차 슈퍼팩토리를 공개하는가 하면, 루웨이빙 총재는 직접 SU7을 타고 퀄컴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하는 등 전기차 공식 출시를 앞두고 시장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100만원대 고급폰 '승부수'···"삼성 AI폰 기능 보완할 것"
이날 샤오미는 지난해 실적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도 기존의 가성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시사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9% 증가한 732억 위안, 같은 기간 순익은 236.1% 급증한 49억 위안이라고 발표했다. 6개 분기 동안 이어졌던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고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진 매출 증가세를 4분기에도 이어간 것이다.

지난해 전체로 봐도 매출은 전년 대비 3.2% 소폭 감소한 2710억 위안이지만, 순익은 오히려 126% 이상 급증한 193억 위안을 기록하며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해 중국 본토에서 샤오미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이 전년 대비 19% 이상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부문 영업이익률도 9%에서 14.6%로 크게 증가했다. 

루웨이빙 총재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5000~6000위안대 샤오미14 시리즈가 불티나게 팔리며 샤오미 스마트폰은 5000위안 가격대 돌파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 국내 시장에서 6000~1만 위안(약 100만~180만원)대 가격을 돌파하는 게 목표"라고 프리미엄 폰 전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샤오미는 유럽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스마트폰 방면에서 삼성이 구글과 협력해 실시간 전화 통·번역, 이미지 검색 '서클 투 서치' 등 AI 기능을 스마트폰에 탑재한 것과 관련해 루웨이빙 총재는 "삼성이 AI 방면에서 샤오미보다 우위에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며 "해외 시장에서 샤오미도 자체 연구개발과 구글과 협력을 통해 삼성 AI폰 기능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샤오미가 각각 2, 3위로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와 샤오미 간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와 11%였으나, 4분기 들어 각각 17%, 13%로 격차가 4%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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