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놓고 법정 공방..."절차상 위법해 무효" vs "교수는 소송 당사자 아냐"

2024-03-1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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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전국 의대 교수들 간의 갈등이 법정에서도 이어졌다.

    정부는 의대 증원의 주체가 아닌 교수들이 제기해 '당사자 적격'을 잃어 소송 자체가 각하돼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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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협의회 제기 집행정지 신청 첫 심문

교수 "대학 기본계획 근거 없이 변경...위법"

정부 "27년간 증원없어…지방 의료위기 심각"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법률 대리인 이병철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협의회가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취소소송·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법률 대리인 이병철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협의회가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취소소송·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전국 의대 교수들 간의 갈등이 법정에서도 이어졌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정지해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하며 "증원 통보는 절자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라는 논리를 폈다. 정부는 의대 증원의 주체가 아닌 교수들이 제기해 '당사자 적격'을 잃어 소송 자체가 각하돼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협의회 측은 정부의 증원 처분이 현행 고등교육법을 위배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장관은 대입 사전 예고제를 위반했다"며 "지난해 4월 이미 대학의 기본계획이 정해졌는데, 의대 증원의 직접 당사자인 학생과 전공의 교수와 협의하지 않은 것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부연했다.

고등교육법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입학연도의 1년 10개월 전까지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은 이미 지난해 4월 발표됐다. 그런데 정부가 이미 공표한 시행계획을 근거없이 변경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이대로 진행되면 신청인들의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예상되므로, 긴급성이 있다"고 집행정지를 촉구했다.

반면 정부는 의대 증원이 복지부 장관의 보건의료정책상 결정이라 고등교육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의대 정원은 27년 동안 증가가 없었다"며 "지역 간 격차, 지방 중소병원의 구인난 등 보건 의료위기가 심각하다"고 의대 증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집행정지가 인용될 경우 생길 피해도 강조했다. 정부 측 소송수행자는 "집행정지가 인용된다면 의사 한 명당 돌보는 환자를 생각할 때 2000명의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상상해 봐야 한다"며 "지역 의료도 이보다 더 심각해지는 등 공공복리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 명확하다"고 했다.

아울러 "의대 증원의 주체는 대학이지 신청인들이 아니다"며 원고의 당사자 적격성이 인정될 수 없고, 정부의 결정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 처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항고소송의 대상을 '처분'으로 정하고 있어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각하된다.

김창수 협의회 대표는 이날 법원 출석에 앞서 "정원 확대 결정 과정, 2025학년도 입시에 확대 인원을 적용하는 것은 현행법상 가장 큰 문제"라며 "절차와 관련해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전공의와 의대 학생, 수험생 등이 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증원 취소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은 같은 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집행정지 심문기일은 22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잡혔다.

이날 900여명이 추가로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해 의대 증원 갈등이 법정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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