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서민과 소상공인 등 소액 연체자의 연체 이력을 삭제하는 '신용사면'을 12일 단행한다. 이에 따라 개인 최대 298만명, 개인사업자 최대 31만명의 연체 기록은 모두 삭제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서민·소상공인에 대한 신속 신용회복지원 시행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신용회복 지원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대상 기간 중 소액 연체가 발생한 개인은 약 298만명(나이스평가정보), 개인사업자는 약 31만명(한국평가데이터)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올해 2월 말 기준 연체 금액을 전액 상환한 개인 약 264만명, 개인사업자 약 17만5000명은 별도 신청 없이 이날 즉시 신용회복을 지원받는다. 나머지 개인 약 34만명, 개인사업자 약 13만5000명도 5월 31일까지 연체 금액을 전액 상환하면 별도 신청 없이 신용회복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과거 연체 상환 정보로 신용평점이 낮았던 사회초년생과 청년, 소상공인이 대폭 신용 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회복 지원 적용을 받는 264만명의 신용평점 평균은 659점에서 696점으로 37점 높아진다.
신용카드 발급, 대출 접근성 향상 등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약 15만명은 카드 발급 최저 기준 신용평점인 645점을 충족할 수 있으며 약 26만명은 은행권 신규 대출 평균 평점인 863점을 넘어서게 된다.
'채무조정 이용정보' 등록 기간은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다. 신용회복위원회와 새출발기금 채무조정을 이용할 때 채무조정 이용정보가 신용정보원에 등록돼 그간 금융거래 시 제약 요건으로 작용됐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신용회복위원회와 새출발기금 채무조정을 이용 중인 차주 중 약 5만명의 채무조정 정보가 조기 해제돼 불이익이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신용사면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연체자와 성실 상환 차주를 동일 선상에 두고 지원하는 것에 대한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등 연체자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있는데도 간편한 신용사면을 통해 역차별 불만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전요섭 금융위원회 금융혁신단장은 "코로나19와 고금리·고물가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에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것이 사회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