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애 사실만으로 사과문을 써야 했던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 사례를 두고 K팝 산업의 민낯이라는 영국 BBC 방송의 조명이 눈길을 끌었다.
BBC는 6일(현지시간) 'K팝 스타 카리나, 연애 공개 후 사과' 기사에서 "남자친구가 있다는 이유로 분노한 팬들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비난하자 K팝 스타는 비굴한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사태를 두고 BBC는 "한국과 일본의 팝스타는 압박으로 악명 높은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10년 전만 해도 K팝 기획사는 신인의 연애와 개인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는 게 관례였다. 지금도 연애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팬들에게 수치스러운(scandalous) 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BBC에 "K팝 스타의 소속사들은 그들을 '이성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romantically obtainable)' 아이돌로 세일즈하고 싶어 한다"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이어 BBC는 일부 팬들의 소속사 앞 '트럭 시위'를 거론하며 "K팝 팬들이 지지나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반적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카리나의 열애 인정 뒤 서울 성동구 에스엠 사옥 앞에 등장한 당시 '시위 트럭' 전광판에는 "카리나 팬이 너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니? 당신은 왜 팬을 배신하기로 선택했습니까?"라며 "직접 사과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거예요"라는 문구가 적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