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사단체 간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문신 시술 행위를 비의료인에게도 개방하기 위한 국가시험 개발 연구용역을 이달 초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문신사 자격시험 및 보수교육 체계 개발과 관리 방안 마련 연구'를 지난 4일 발주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문신 시술 제도화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크다"며 "국회에 다수 발의된 법안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미리 연구를 통해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연구용역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의대 정원 증원으로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치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현행법상 의료인에게만 허용되는 문신 시술 행위를 개방하려고 해 의료계의 반향이 또 나올 전망이다.
정부는 앞서 진료보조(PA) 간호사 활용과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를 추진한 바 있다. 이번 이른바 '미용시장 개방' 검토는 전공의 복귀시한 직후인 지난 4일 발주해 시기적으로 '미묘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행법상 문신 시술은 의료행위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국가가 인정한 의료인만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 위생상 위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판결했고, 지난해 헌법재판소도 문신사 노조 타투유니온이 "의료인에게만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은 헌법 위반"이라고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의사단체도 이런 법적 판단에 따라 의료인만 문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문신 수요 증가 및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2020∼2023년에는 비의료인 시술자 자격, 영업소 신고, 위생·안전 기준 등을 담은 법 제·개정안이 11건 발의된 상태다.
꾸준한 국회 입법 추진에 이어 이번에 정부도 비의료인의 시술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시험의 연구용역을 시행하면서 의사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