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발레단창단 기자회견을 통해 시립발레단 창단을 알리고 발레단을 창단하게 된 계기를 비롯해 앞으로의 계획 등을 설명했다.
서울시발레단은 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어 48년 만에 창단된 국내 3번째 공공발레단으로 국내 첫 컨템퍼러리 공공 발레단이다.
컨템퍼러리 발레단은 클래식 발레 작품인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등을 주로 공연하는 발레단과 다르게 현대적 감성을 담은 안무가의 창작물을 주로 선보이게 된다.
앞서 시는 지난해 9월부터 발레단 창단을 추진했다. 독립 재단법인 설립이 목표지만, 창단 초기에는 공연 제작 역량을 갖춘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아 기반을 닦는다는 계획이다.
발레단은 무용수와 안무가가 중심이 되는 현대 발레 작품을 중심으로 안무가 중심의 최정예 '시즌 단원제'로 운영된다. 시는 발레단 창단을 위해 지난해 공개 오디션을 열고 총 129명의 참가자 중 5명의 시즌 무용수와 17명의 프로젝트 무용수를 선발했다.
발레단은 오는 4월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을 시작으로 8월에 창단 공연으로 '한여름 밤의 꿈'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한여름 밤의 꿈'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세계 최초로 초연된다. 세계적인 한국인 안무가 주재만이 안무를 담당하고, 미국의 유명 의상디자이너 크리스틴 다치가 의상을, 필립 다니엘이 음악을 담당한다.
시 관계자는 발레단을 창단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매년 세계적인 라이징 스타가 배출되고 있고 해외 유명 발레단에서 200명이 넘는 한국인 무용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데 비해 국내 발레 저변은 턱 없이 부족하다"며 "국제 문화도시로서 위상을 제고하고 국내 발레의 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창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우리 발레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저변이 열악하고, 전문 발레단도 3곳뿐이라 실력있는 인재들이 설 자리가 없다"며 "발레를 좋아하는 시민들도 그간 턱없이 적은 공연과 비싼 티켓값으로 볼 엄두를 못냈는데, 그 갈증을 시립 발레단이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시립 발레단이 국제적 (발레) 레퍼토리를 소개하고 관객 취향에 맞게 문화적 스펙트럼을 넓힐 것"이라며 "장기적인 호흡을 갖고 4월 창단 사전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10월까지 3차례 공연을 열겠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안무가들과 협업하여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올해 서울시발레단에 배정된 예산은 제작과 인건비를 포함해 26억원이다. 서울시발레단은 단장과 단원 없이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장과 정년 보장 단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의 공공예술단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공연별 맞춤형 프로덕션을 꾸려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확보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