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주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중단 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하고 당국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를 사업자단체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에 따라 고발 대상을 상급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 중단 행위에 대한 고발 여부는 일단 재검토 중에 있다"면서 "대전협뿐만 아니라 의협도 파업을 논의하고 일정을 정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함께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의사 단체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정부의 의대 입학 정원 확대의 여파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서울아산병원 등 서울 대형상급종합병원을 일컫는 '빅5' 병원 소속 전공의들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다만 전공의를 대상으로는 조사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법원은 판례에서 전공의의 경우 교과과정에서 정한 환자 진료 등 피교육자적인 지위도 지니고 있지만 병원에서 정한 진료계획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판시했다.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공정위는 개원의 등 의사는 사업자로, 의협은 사업자단체로 간주하는 만큼 사업자단체인 의사협회를 통한 단체 휴진 등 공동행위는 공정거래법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전공의는 사업자가 아닌 근로자이기 때문에 담합은 물론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로 제재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를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주로 의사 단체 관련해서 조치했던 건들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 단체 금지 행위"라면서 "현재 경실련 등 시민단체가 신고하지 않아 정확하게는 말하기 어려우나 언론 등에서 발표된 내용이 실제 해당되는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전공의 차원의 집단행동 수준을 넘어서 의사협회와 같은 사업자단체가 주도해 파업을 진행한다면 공정거래법에 따라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