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평양 방문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발표에 유의하고 있다”고 16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를 통해 기시다 총리의 최근 북일 정상회담 추진 발언에 대해 “(일본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특히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하겠다고 공언해 온 만큼 이에 기대를 거는 듯한 김 부부장의 담화에 어떻게 대응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를 통해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 조건으로 내걸었던 핵·미사일 개발과 일본인 납치를 문제 삼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 부부장의 입에서 일본 총리의 평양 방문에 대한 언급이 나온 데 대해 교도통신,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16일 '한미일 협력을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한국과 쿠바의 외교관계 수립 발표 하루만에 나온 담화라는 점에서 양국 수교에 충격을 받은 북한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높이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북일관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아주경제에 “북한의 외교를 돌이켜 보면 자유진영인 한,미,일 3개국에 동시에 등을 돌리는 외교를 한 적이 없다. 반드시 어느 한 국가와는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는데, 지금은 그 대상이 일본인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일본에 대해 남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어머니인 ‘고용희’는 오사카 츠루하시 출신의 재일 코리언이며, 김정은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사람 중에는 아버지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인 '후지모토 겐지'가 있다”면서 “김 위원장은 일본과의 연을 느끼고 있을 것이며, 인간으로서 일본을 향한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연초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를 덮친 강진이 발생하자 이례적으로 기시다 총리에게 위문 전문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북일 관계의 향후 전망과 관련해 한 정부 소식통은 “기시다 총리의 4월 방미를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일 대화 방침에 대해 일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논의한 후, 움직임을 본격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