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직전 자본총계(순자산) 2조원 이내의 중견·중소 증권사 연간 실적이 줄줄이 공개됐다. 이익 면에서 대체로 전년 대비 개선되거나 회복한 실적을 나타냈다.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에 노출됐거나 적자 전환한 사례도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부국증권, 한양증권 등은전년 대비 나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금리와 금융수지 안정화에 따라 수수료 수익, 운용 수익을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2023년 12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98.13%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644억원으로 42.94% 증가했다. 유안타증권은 "시장금리 안정화 및 주식시장 회복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 및 운용수익 증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매출도 2조8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7% 증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6일 영업이익 270억원, 순이익 30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49.2%, 95.9% 증가한 결과다. 매출은 1조6777억원으로 9.5% 감소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파생상품 운용수익 감소로 매출액은 감소했으나, 상품운용손익 및 금융수지 안정화 등에 따라 이익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부국증권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영업이익 69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순이익도 35.4% 증가한 573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8150억원으로 17.1% 감소했다. 이 회사는 "연결대상 기업의 수익 증가"로 이익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양증권은 1월 말 공시를 통해 영업이익 463억원, 순이익 351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24.5%, 46.1%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자기매매 부문의 운용실적 증가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했다. 매출은 99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감소했다.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 SK증권 등은 이익이 나빠졌다.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25일 공시를 통해 작년 영업이익 652억원, 당기순이익 535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1% 감소, 당기순이익은 38.6% 감소한 수준이다. 이익 감소에 대해 "부동산 PF 시장 침체 및 투자은행(IB) 부문 수익 감소" 결과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7.2% 증가한 1조8643억원이었다.
다올투자증권은 607억원 가량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실적을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전년도에는 1070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938억원에서 당기순손실 83억원으로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대외환경 악화에 따른 수익 감소 등"을 원인으로 설명했다. 매출도 1조50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22% 줄었다.
SK증권은 2023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4.2% 감소한 100억원, 순이익이 82.9% 감소한 15억원을 기록한 2023년 실적을 지난달 말 공시했다. 매출도 1조1264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줄었다. SK증권 측은 "PF 실적이 감소했으나 채권 관련 수익 증가로 흑자를 시현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