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을 보복하려 윗집에 귀신소리 등 각종 소음을 유발한 혐의로 원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40대 부부 중 남편만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 4부(구창모 부장판사)는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경범죄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부부 중 남편 A씨(41)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벌금형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깬 결과다. 재판부는 A씨에게 추가 벌금 10만원과 함께 보호관찰,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강의 수강도 함께 명했다.
A씨 부부는 지난 2021년 11월 12일부터 2022년 1월 1일까지 대전 유성구 아파트 주거지 천장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10회에 걸쳐 소음이 담긴 음향을 윗집으로 송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단순 생활 소음뿐만 아니라 데스 메탈(빠르고 과격한 음악 장르), 귀신 소리 등의 음향 효과로 소음을 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윗집 가족이 층간소음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고, 복수를 위해 스피커 앰프 등 장비를 구입했다. 인터넷에 '층간소음 복수용 음악'을 검색해본 것으로도 드러났다.
또한, 윗집에 사는 아이들의 이름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이는 행위로도 벌금 5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약식기소란 검사가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서면 심리를 통해 벌금형에 처할 것을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당사자가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벌금형은 그대로 확정된다.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스토킹 범죄로 기소됐지만 부부 행동으로 아이들을 포함한 윗집 가족이 받았을 정신적 피해가 크다"며 "형법상 상해죄와도 별반 다르지 않기에 벌금형이 다소 가볍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양형 이유로는 "실형 선고 여부를 놓고 깊이 고민했지만, A씨가 다분히 우발적, 충동적인 상태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볼 여지가 있고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