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역대급 빙하기 속에서 국내 디밸로퍼(부동산 개발) 1위인 엠디엠그룹의 ‘역발상 전략’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불황에는 가성비를 강조하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고급화를 통해 자산가들의 니즈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듯 투자 확대에도 팔을 걷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침체기에 창립한 엠디엠이 통계·과학적 기법을 잘 활용하기에 불황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1~2순위 접수를 진행한 서울시 광진구 '포제스 한강'은 106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한 일반분양)에 1062명(기타 지역 포함)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10.02대1을 기록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하락세로 여타 아파트들이 분양 시장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데다, 포제스 한강의 분양가가 3.3㎡(평)당 평균 1억1500만원의 ‘역대 최고’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인기다.
엠디엠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부산 해운대 복합리조트 사업도 고급화를 통해 고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는 전략이다. 엠디엠플러스는 최근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부산 해운대'를 매입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해당 호텔 옆에 위치한 그랜드호텔을 매입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엠디엠플러스가 두 호텔 용지(총 1만2000㎡ 이상)를 활용해 해운대 복합리조트로 통합 개발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엠디엠 측이 2022년 말 해운대구에 건축심의 신청 당시 제출한 사업계획안을 살펴보면 해운대 복합리조트 사업은 지하 8층~지상 44층 오피스텔 3개동, 지하 8층~지상 43층 호텔 및 생활형숙박시설 1개동 등을 건축하기로 했는데, 이번에 이비즈 버젯 앰배서더 부산 해운대 호텔을 사들이면서 사업계획안도 일부 수정될 전망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사업계획안 중 '부산시 가로구역별 최고 높이 운용지침'에 명시된 인센티브를 받아 건물 높이를 법적 허용 최대치인 151.6m로 신청했다는 것이다. 사업계획안은 부산시의 경관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부산시 최고 높이 건물을 세워 상품성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엠디엠 측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근 엠디엠이 고급화 전략을 활용하는 것은 소득 양극화가 극심해져 돈이 부자들에게 몰린 것을 감안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엠디엠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나산그룹 임원 출신인 문주현 회장이 창업한 부동산 개발업체다. 부동산 침체기에 사업을 시작한 엠디엠은 당시 분양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통계·과학적 기법을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주변 시세와 향후 집값 예측, 수요자의 자산 수준과 인구 유입 동향 등을 통계·과학적으로 분석해 합리적 방안을 찾는 솔루션을 구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디벨로퍼가 호조를 보이는 부동산 호황기보다 부동산 침체기에 엠디엠의 강점이 더욱 부각된다고 말한다.
엠디엠플러스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복합리조트의 경우 지자체와 잘 협의해 상품성을 갖춘 지역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건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