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특례보금자리론 대비 혜택이 줄어든 보금자리론 부활을 두고 금융권 일각에선 정책모기지가 '집값 떠받치기'를 지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흥행 여부가 불투명함에도 정책모기지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실수요자들에게 사실상 '빚내서 집 사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게끔 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091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4000억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10월(6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둔화됐지만 정부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흐름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서 정부는 최저 1.6%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신생아특례 상품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며 "이와 별도로 금융당국 주도의 특례보금자리론 대비 혜택이 덜한 상품군을 출시하는 것 자체가 결국 정책모기지 수를 유지해 수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열어두겠다는 행보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정책모기지가 오히려 저소득층의 '대출 없는 내 집 마련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대 직장인 A씨는 "정부는 서민층과 사회 배려계층을 위해 정책모기지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지만 오히려 관련 상품들이 과도한 '집값 떠받치기'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실수요자들에게 '빚내서 집 사자'라는 분위기를 형성해 대출 없이 주택 구매 기회를 노리는 저소득층의 의지를 꺾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은행채 금리 인하세에 따른 일반 주담대 금리가 기존 정책모기지보다 낮아져 상품 출시 예고 전부터 일었던 실효성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이번 주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43~5.48%로 집계됐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수요가 높아진 주담대 변동금리는 같은 기간 연 3.99~6.03%였다. 지난 2일(4.51~6.23%) 대비 상단은 0.2%포인트, 하단은 0.52%포인트 내렸다. 반면 30일 출시가 예고된 보금자리론 일반형 금리 하단은 4.2%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보다 높다.
금융권에선 금리 인하기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모기지 출시 시기를 조율, 가계대출 수요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사실상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한 가운데 국내 대출금리에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국이 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모기지 출시 시기를 조율하는 지혜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