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리는 최 감독이 그리는 영화 '외계+인' 2부에 딱 맞아떨어지는 인물이다. 그는 '이안'이 겪는 고독과 강인함 그리고 혼란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관객들을 충분히 납득 시키며 이야기로 끌어들였다. 관객들이 스크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은 김태리의 능력 중 하나다.
"저에게 영화 '외계+인'은 의미가 깊은 작품이에요. '사랑'이죠. 사랑하는 감독님, 선배님들과 함께 사랑받는 작업을 했어요. 매우 사랑스러운 작품이고요. '외계+인'을 생각하면 '사랑'이 떠오르더라고요."
영화 '외계+인'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2022년 1부가 개봉해 총관객 수 154만명을 모았다. 최동훈 감독의 명성과 김태리, 류준열, 김우빈, 소지섭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임에도 아쉬운 성적이었다.
김태리는 2부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며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1부가 뿌려놓은 궁금증들을 2부가 잘 거뒀고 마무리도 깔끔했다는 평가였다.
"'외계+인'은 2부잖아요? 2부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저는 배우로서 굉장히 만족스럽게 봤어요.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상태긴 하지만요. 하하. 다만 저 역시도 즐기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관객분들도 그렇게 봐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1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실 것 같고요."
그는 최동훈 감독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열렬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같은 아티스트로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털어놓은 김태리는 2부의 편집 과정을 지켜보며 최 감독을 더욱 애정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편집이라는 게 참 놀라운 지점이 있어요. 2부를 준비하시며 여러 버전을 만들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결과물을 눈으로 보니 새삼 감탄스럽더라고요. '와, 촬영해 놓은 걸 이렇게 많은 버전으로 만들 수 있구나' 싶었어요. 각각 다른 감정선으로 만들어서 다른 이야기 같더라고요. 놀랍고 존경심이 들었어요. 감독님께서 '긴 시간 배우들의 얼굴을 지켜보면서 그들 모두를 짝사랑해 왔다'고 하셨는데 그 말도 참 감동적이었고요."
그린 매트와 와이어 액션을 소화한 김태리는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크다"며 멋쩍게 웃었다.
"늘 아쉽죠. 사실 제가 액션에 취약해요. 기본적인 걸 못 하거든요. 오른발을 내디디면서 오른팔을 내미는 식의 바보 같은 행동들을 하곤 해요. 찍을 때마다 아쉽더라고요. 무술은 특히 더 그렇고요. 감독님께서 잘 만져주셨지만…. 하하하."
'외계+인' 2부는 '이안'을 만나기 위해 시공간을 넘어온 '무륵'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영화의 엔딩을 보고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는 팬들도 많았기에 김태리에게도 결말에 대한 이야기들을 물었다.
"개인적으로 속편이 나온다면 '이안'의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초등학생인 '이안'이 과거로 돌아갔고, (고려시대에서) 나이를 먹은 채 현대로 돌아온 거니까요. 비어있는 시간이 있잖아요. 그 나이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상상한 적이 있어요."
그는 2부 관람을 앞둔 관객에게 "꼬여 있던 이야기와 미스터리가 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쏭달쏭했던 미스터리가 풀려가는 과정도 재미있고 꼬여있던 실마리가 풀리며 나타나는 반전도 가지고 있답니다. 최동훈 감독님의 영화는 화면이 꽉 차서 두세 번 보아도 늘 새로워요. 미장센부터 구성, 대사까지 말이에요. 그런 걸 발견할 때가 많았는데. 관객분들도 그런 점들을 찾아내신다면 참 재밌지 않을까요?"
2016년 영화 '아가씨'로 상업영화 데뷔한 김태리는 7년 만에 SBS 드라마 '악귀'로 연기 대상을 거머쥐었다. 파격적인 스크린 데뷔, 다수의 흥행작과 유수 영화제 트로피를 품에 안은 그에게 "배우로서 가지는 고민"을 물었다.
"'악귀'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포기해야 하는 것, 포기하지 않을 것을 현명하게 보고 구분하는 것에 대한 걸 고민하고 있어요. 현장을 가면 제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지점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지점이 부딪칠 때가 있거든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때도 있고요. 여러 가지 속에서 제가 가져가야 할 지점들을 현명하게 바라볼 줄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연기대상 수상 후의 김태리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악귀'로 후보에 오르고 '혹시 상 받을 수 있으니까, 소감을 생각해 봐야겠다.' 하고 메모장에 조금 작성했었는데요. 막상 올라가니 헤매더라고요. 하하. 김은희 작가님께서 정말 좋아해 주셨고. 저도 '악귀'로 사랑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상은 작품이 받았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개인이 가지는 부담은 크지 않아요. 출연 배우 모두 훌륭했고 한 명이라도 계시지 않았다면 안 됐을 거로 생각해서 더더욱 이 대상은 작품의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악귀'로 상도 받고, 올해 시작을 '외계+인'과 함께해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뜻깊은 한 해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