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서류를 구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코로나19 유행 당시 정부의 방역 강화 조처에 협조해 받은 보조금을 전액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A복지재단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환수 처분한 급여비용 9882만원 중 7974만원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처분 근거가 된 지침은 코로나19 확산 시기 장기요양기관 방역 강화의 하나로 종사자의 '예방적 격리'나 '적극적 업무 배제'를 촉진하기 위해 월 기준 근무 시간을 인정해 주는 특례를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월급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숨기고 출근하는 일을 막고자 격리 종사자 등에게 14일 범위 내 일일 8시간 근무를 인정해 주는 방식이다.
해당 지침은 이 제도를 활용하면 '예방적 격리 운영 계획서'를 수립·작성한 후 5년간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A복지재단이 이 계획서를 누락했다는 점을 들어 근무 시간을 인정할 수 없는 부당 수령이라고 판단해 환수 처분을 결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다른 방법으로 확진 등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도 이 계획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근무 시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총 4명 사례를 개별적으로 판단한 결과 일부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지침의 취지나 목적에 부합한다며 환수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지침이 계획서를 수립·작성해 보관하도록 한 것은 공단이 특례에 따른 격리 조치의 적정성을 사후 검증할 수 있도록 증빙자료 등에 대한 보관·협력 의무를 부과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 작성·보관 여부가 특례의 실질적 적용 요건이라거나 인정 기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