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공공요금 인상이 고금리·고물가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에 '복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 우려스러운 건 추가 연장으로 한시름 놓은 유류세 인하 조치까지 종료될 경우 올 하반기 소상공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정치권과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올 하반기 중 도시가스와 전기요금 인상이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는 계속해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전기요금을 동결해왔다.
그나마 지난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다음 달 말까지 연장되면서 소상공인 입장에선 한시름 놓게 됐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은 유통업, 화물 운송업계 종사자들의 운송비 인상을 저지하는 원인으로 작용해 운영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정부가 세수 감소 등을 우려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게 되면 소상공인에게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소상공인이다. 이른바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 현상이 한국 경제를 강하게 짓누르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소상공인에겐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가뜩이나 경제 위기에 힘겨워하는 소상공인들이 공공요금 인상에 더 버티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상공인들의 깊어지는 시름은 각종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소상공인 폐업에 따른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건수는 11만15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공제금 지급액 규모 역시 1조2600억원을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이 3개월 이상 갚지 못한 대출 연체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27조원3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49.7% 급증했다. 평균 연체율도 2.47%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늘었다.
계속되는 경제 위기 상황에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는 기업도 늘었다. 올해 1∼3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439건으로 지난해 동기(326건) 대비 34.7% 늘었다. 파산을 신청한 기업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이다.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여름을 앞두고 전기료나 가스요금이 얼마나 오를지 감이 오지 않아 두렵다"며 "원재료 가격 인상까지 감안하면 음식값을 올려야 하지만 손님이 뚝 끊길까 걱정돼 그것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