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올해도 신년 기자회견 대신 '수준이 되는 언론'과의 단독 인터뷰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지난해 조선일보 인터뷰에 이어 올해는 KBS 대담이 유력하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핵심 참모들을 소집해 신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 최종 결론은 내리지 못했고 설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달 9일 직전까지 고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지난 2022년 8월 취임 100일 계기 회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기에 올해 신년 기자회견마저 열지 않는다면 '불통 논란'이 불가피하다. 참모진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이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과 '굳이 논란을 키울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갈렸다는 후문이다.
YTN 보도에 따르면 한 대통령실 고위 참모는 '소통의 방식으로 수준이 되는 언론과 대화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 논란과 같은 자극적인 주제는 최소화하고, 올해 국정 운영 기조 등 신년 기자회견에 걸맞는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통령실은 '피해자 김건희'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정리가 끝난 문제이며 '명품백 수수 의혹' 역시 '정치적 의도가 있는 함정 취재'의 결과라는 논리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 관련 논란에 "그래서 김 여사가 호스티스 쥴리였나"라고 반문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온갖 악의적인 소문들은 야권의 정치적 의도가 배경에 있으며 명확한 실체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 박근혜 청와대 출신 인사는 "'정윤회 문건 유출'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사태가 커졌다"며 김 여사 이슈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당시 청와대는 '국정농단 의혹'이 담긴 문건 내용보다 문건이 유출된 과정을 문제 삼아 논란을 덮었고, 결과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막을 기회를 놓쳤다.
한편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외에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김치찌개 오찬'을 가질지 관심이다. '김치찌개 오찬'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약속한 것으로, 언론과의 '격의없는 소통'을 상징한다.
또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동안 수차례 소화했던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대표와의 오·만찬 여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후보와 당선인 시절 일부 주요 매체와 오·만찬을 가졌지만, 취임 후 공식적으로 가진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