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경의 M&A병법 36계] 여러 계책을 교묘하게 연결하라

2024-01-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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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계 연환계(連環計)의 전략

성보경 프론티어 MA 회장
[성보경 프론티어 M&A 회장]



모든 생명체는 먹이사슬이 존재한다. 하지만 아무리 약자라도 뭉치면 강해지고, 먹이사슬의 구조를 깨버릴 수 있는 법이다. M&A병법에서 시너지 효과(The Synergy Effect)가 나오는 것도 합쳐지기 때문이다. 연환계는 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강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환계라 해서 무조건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연환계를 잘못 사용하면 재앙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기업M&A도 인수(Acquisitions)와 합병(Mergers)만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분리(Divestitures)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연환계는 두 가지 전략이 대립한다. 하나는 분산되어 있는 퍼즐조각을 질서정연하게 조립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완성된 퍼즐 중에서 하나가 무너지면 도미노와 같이 전체가 무너지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M&A전략을 통해 거대규모의 기업으로 만드는 것은 시장지배력을 강화하여 생존력과 성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덩치가 너무 커지면 적이 많아지고 독점금지법에 의한 규제를 받게 된다. 연환계나 규모의 경제도 한계점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결과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투자하는 경우 불안심리가 매우 높아진다. M&A병법은 이러한 불안심리를 이용하고 활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수 많은 M&A계책들이 있지만 만병통치약과 같은 M&A계책은 있을 수 없다. 때문에 여러 가지의 계책을 연계하여 새로운 계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M&A계책의 시너지 효과이다. 그래서 병법가들이 말하기를 “계책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상대방에 대해 계략을 쓰는 것은 우수한 지휘관이 당연히 해야 할 직무이다. 쌍방 지휘관이 모두 경험이 많은 고수들인 경우에 한 가지 계책만을 상용하면 상대방에게 간파되기 쉽다. 동일한 대상에게 계략을 연결하여 사용하면 횡적으로는 서로 보완하고 종적으로는 서로 관통하게 되니 결과적으로 각 계략의 장점들이 더욱 더 잘 작동하게 된다. 계책들을 연결하면 각각의 계책이 서로 상부상조하고 각각의 장점이 더욱 잘 작동하게 되어, 적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분간할 수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 계책인 줄도 모르게 된다. 누구나 미래의 결과는 알 수 없으며, 결과에 대해 불안해 한다. 하지만 다양한 계책을 연계시켜 탁월한 계책을 만들어 낸다면 불안심리를 제거할 수 있다. 이것이 M&A병법 36계 중에서 제35계에 속하는 연환계(連環計)이다.
연환계는 “여러 개의 고리를 연결시키는 계책”을 뜻하며 두 가지 이상의 계책을 연계해 사용하면 강한 적을 무찌를 수 있으며, 적군들끼리 서로 묶고 묶이도록 하여 행동을 둔화시킨 후에 공격하는 것이 연환계의 핵심이다. 많은 사람들은 흩어져 있는 것보다 하나의 거대한 규모로 묶이면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어 안심하게 된다. 개별적으로 있어 불안하게 흔들리는 것을 든든하게 흔들리지 않는 큰 규모로 묶어 두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환계는 상대방의 약점을 찾아내고, 상대방의 내부를 이간시켜 서로 싸워 지치게 만든 다음 공격하여 일망타진하는 계책이다.
연환계가 효과적인 것은 사람들이 대주주, 대규모기업, 대형선박 등과 같이 크거나 작은 것들이라도 묶어서 규모가 큰 것이 안전하다는 심리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의 재벌이나 일본의 자이바쓰와 같은 대규모기업집단도 큰 것에 대한 안전심리가 크기 때문에 신용도 높게 된 것이다. 경영이나 사람들의 인생살이 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얼키고 설키게 되어 있다. 그런데 너무 많은 것들을 묶어서 나중에는 어떤 것들이 묶여 있는지 아니면 어떤 것과 묶여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무도 풀지 못하는 고리디우스의 매듭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풀지 못하는 고리디우스의 매듭을 칼로 잘라버린 알렉산더 대왕은 정복자가 되었다. M&A병법의 묘책은 사람들의 안전심리를 이용하여 얼키고 설키게 만들고, 그리고 난 후에 얼키고 설킨 것들을 잘 풀어서 활용하는 계책인 것이다. 예를 들어, 적대적 M&A에 의한 경영권 분쟁에서 반간계를 활용하여 대상기업의 전문경영자를 포섭한 후에 회계장부열람 및 등사의 청구를 하고, 내부의 호응을 받아 회계장부를 분석한다면 적대적 M&A의 50% 이상은 성공한 것이다.
연환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M&A전략가와 적대적 M&A를 지휘하는 대주주의 연합이 필요하다. 그래서 뛰어난 M&A전략가 한 명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 경영권 하나를 차지하는 것보다 가치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뛰어난 M&A전략가를 구별하기는 쉽지가 않다. M&A전략가를 선발하기 위한 7가지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시시비비를 가리게 하여 심지가 바른지를 알아보고 도덕성에 대해 살펴본다. 둘째로 외퉁수와 같은 궁지로 몰아 넣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본다. 셋째로 쉽게 풀 수 없는 어려운 일을 해결하게 하여 식견과 지식의 정도를 살펴본다. 넷째로 어려운 일을 맡겨 용기를 살펴본다. 다섯째로 술에 대취하게 하여 본성을 살펴본다. 여섯째로 돈과 재물로 유혹하여 청렴성을 살펴본다. 일곱째로 약속한 일에 대해 신의가 있는지 살펴본다. M&A전략가는 M&A의 성패를 가늠할 정도로 중요한 사람이다. 하지만 갖가지 권모술수와 모략이 난무하는 경영권 분쟁에서 각종의 M&A계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품성, 성격, 인내심, 지적 능력. 신뢰성 등을 파악한 후에 채용해야 하는 것이다.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기업지배구조를 안전하게 구축하는 것이나 적대적 M&A를 활용하여 대상기업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것 모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제전쟁이다. 이러한 경영권 분쟁 또는 경제전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살펴보아야 하는 항목이 있다. 첫째로 적대적 M&A를 시도하기 전에 대상기업과 이해관계자에 대해 철저한 분석과 계산을 통해 승리가 확실할 때 진행해야 한다. 둘째로 적대적 M&A를 위한 M&A전문가, 대상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확실한 비전, M&A에 소요되는 충분한 자금조달 등 적대적 M&A에 필요한 준비를 완료한 후에 진행해야 한다. 셋째로 적대적 M&A에 의한 경영권 분쟁에서 사용할 확실한 계책을 세운 후에 진행해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적대적 M&A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며, 상대방과 아군이 모두 막대한 예산이 소모되고 피투성이가 된다면 이겼다고 해도 바람직한 승리는 아니다. 넷째로 적대적 M&A에서 승리한 후에 대상기업과 조직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을 화합시킬 수 있는 계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다섯째로 적대적 M&A에 대한 경쟁에서 불리해질 경우에 대비해 선택과 집중으로 상대방의 허점을 무너뜨릴 수 있는 차선책을 준비해야 한다. 여섯째로 적대적 M&A는 불확실한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연환계는 1인의 지배주주에 대항하는 다수의 소수주주 연합을 결성할 때 많이 사용되는 M&A전략이다. 적대적 M&A의 근간이 되는 5% 룰은 주식의 대량보유목적에 대해서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주식을 대량으로 취득하고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보고자 및 특별관계자중 1인이라도 다음과 같이 회사 또는 그 임원에 대하여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주주제안권 또는 임시주총소집청구권을 행사하거나 이를 제3자가 행사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는 경우에는 경영참가목적으로 보고하여야 한다. 경영참가목적으로 신고한 경우에는 적대적 M&A에 의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경영참가 목적으로 신고한 주주도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여 경영권에 개입 또는 분쟁의 흔적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대상기업의 방어자들이 취할 수 있는 방어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만약에 단순보유목적으로 신고하거나 경영참가목적으로 신고를 한 상태에서 경영권 분쟁에 관련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방어자의 다양한 M&A전략에 의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대법원의 판례를 살펴보면, 경영권 분쟁 상황하에서 열세에 처한 지배세력이 지분 비율을 역전시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하여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음을 기화로 기존 주주를 완전히 배제한 채 제3자인 우호세력에게 집중적으로 신주를 배정하기 위해 주식의 보유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고 한다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한 위법이 있어 신주 발행을 그와 같은 방식으로 행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보아야 하고, 뿐만 아니라 신주 발행의 주된 목적이 경영권 분쟁 상황하에서 우호적인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여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것인 점, 경영권을 다투는 상대방인 감사에게는 이사회 참석 기회도 주지 않는 등 철저히 비밀리에 발행함으로써 발행유지가처분 등 사전 구제수단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점, 발행된 전환사채의 물량은 지배 구조를 역전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고, 전환기간에도 제한을 두지 않아 발행 즉시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인수인들의 지분이 경영권 방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점 등에 비추어, 그 전환사채의 발행은 현저하게 불공정한 방법에 의한 발행으로서 이 점에서도 무효”라고 판시했다. 또한 경영권 분쟁 상황하에서의 주주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은 일반 가처분과는 달리 단순한 집행보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처분으로 경영권의 귀속을 변동시켜 버리는 거의 종국적인 만족을 가져오는 것으로서 그 결과가 중대할 뿐만 아니라, 가처분 채무자에게는 원상으로의 회복이 곤란한 점으로 말미암아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더욱 강도 높은 소명을 요구하므로, 그와 같은 경우 보전의 필요성은 피보전권리의 존재로 사실상 추정될 수도 없고, 단순히 주주권 즉 지배적 이익이 계속 침해된다는 추상적 사유만으로도 부족하며, 더 나아가 본안판결의 확정 후에 비로소 경영권이 넘어와서는 본안판결의 의미가 거의 없게 되거나 혹은 그렇게 될 경우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구체적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정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경영권 분쟁 중이라는 사실이 적대적 M&A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
적대적 M&A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승리에 대한 확실한 판단, 충분한 자금과 조직, 정치적, 경제적, 법률적인 환경의 분석, 상대방의 방어능력, 중점적으로 사용할 M&A계책에 대한 점검, 실패했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 시너지 효과에 대한 점검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세계경제는 경영에 대한 모든 환경이 고리디우스의 매듭처럼 일키고 설켜있다. 특히, 대규모 M&A게임 시장에서는 언론과 금융기관 심지어 관계, 정부, 정치까지 가세한 역정보 교란전술이 어지럽게 펼쳐지고 있다. 때문에 각종의 M&A병법을 연계하는 연환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프론티어 M&A 성보경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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