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후 첫 3거래일 동안 9억 달러 미만의 유입액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널리스트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은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 이후 첫 3거래일(15~17일) 동안 총 8억7100만달러의 유입액을 기록했다고 디지털 자산관리업체 코인셰어즈(CoinShares)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반면 세계 최대 비트코인 펀드를 운용하는 그레이스케일은 기존 비트코인 펀드를 현물 ETF로 전환한 후 오히려 11억 8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수수료가 더 저렴한 ETF로 갈아탔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레이스케일의 수수료는 1.5%로, 경쟁사들 대비 1%포인트 이상 높다.
따라서 그레이스케일 ETF의 자금 유출액을 제외할 경우, 나머지 10개의 새로운 비트코인 현물 ETF는 총 20억 달러가 조금 넘는 유입액을 기록했다고 FT는 전했다.
그간 암호화폐 업계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계기로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SEC 승인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 이후 현재까지 70% 넘게 올랐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은 SEC 승인 이후 약 6% 하락했다.
마렉스 솔루션의 디지털 자산 공동 책임자인 일란 솔롯은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는 결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며 “비트코인의 최근 가격 움직임은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운 출시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시된 총 11개 비트코인 ETF의 총 유입액은 자산운용사 프로셰어스가 2021년 10월 최초의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후 첫 2거래일 동안 기록한 유입액(10억 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인 뱅가드 등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로 자금이 유입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