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이 작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밸리뱅크(SVB)발 위기로 예금 고객들이 안전성을 찾아 대형 은행으로 몰린데다, 지속되는 고금리 환경이 호재로 작용한 모습이다.
미국 4분기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연 JP모건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작년 4분기 총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3% 오른 399억 달러(약 52조4474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순이익은 15% 감소한 93억 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3.04달러로 예상치(3.32달러)를 밑돌았다. 지역 은행 위기 방지와 관련된 분담금 29억 달러를 차감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실적은 미국 주요 금융사들의 동향을 시사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 지난 한 해 JP모건은 SVB발 지방은행 위기 이후 예금 고객들의 대형 은행 선호 현상이 높아지면서 반사 이익을 입은 데다, 부실 우려가 제기된 퍼스트리퍼블릭뱅크(FRB) 인수 및 22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한 미국 기준금리 등 고금리 환경까지 더해지며 실적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는 계속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소비가 계속되고 있고, 현재 시장은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녹색 경제 추진에 따른 지출 증가 수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국방 지출과 보건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환경이 당초 예상보다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 등 "중대하고 다소 전례가 없었던 요인들로 인해 우리는 계속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실적 호조에 힘입어 JP모건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2% 이상 상승하고 있다. JP모건 주가는 작년 한 해 27%나 오르며 주요 은행주들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