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조정기 들어선 가스가격, 기업들 주머니 사정은 좋아졌을까

2024-0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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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석유가스(LPG)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조정기에도 공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소비자 부담 경감'을 이유로 공급가를 동결하거나, 적자경영에 돌입했다.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전부 실적악화 기로에 빠진 가운데 삼천리만 눈에 띄는 실적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11일 종가 기준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은 MMbtu(가스의 열량을 나타내는 단위)당 3.1 달러로 전년 동기 3.64달러와 비교해 14.84% 떨어졌다.
 
1년 최고가인 MMbut당 7.28 달러와 비교하면 57.42% 하락한 가격이다.
 
하지만 올해 1월 기준 한국가스공사가 주택에 공급하는 도시가스 원료비는 MJ(메가줄)당 16.67원으로 전년 동기 15.63원과 비교해 오히려 1달러가 늘었다.
 
여전히 글로벌 공급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면서 적자가 쌓인 탓에 천연가스 공급가격을 낮출 수 없기 때문이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2022년 누적 8조원을 넘겼던 적자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3조 원까지 확대됐다.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가스공급가 동결이 기업의 실적악화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가스공사는 향후 몇 년간 누적 적자를 줄이기 위해 국제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도 가스 가격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다.
 
같은 이유로 민간 LPG 직수업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했다. 국내에서는 SK가스와 E1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특히 LPG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부터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큰 폭 감소했다. 소비자 부담을 고려한 LPG 가격 동결로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가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6% 감소한 5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1.1% 감소한 848억원이다.
 
E1의 경우도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34.45% 감소한 5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되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0.43% 증가한 703억원이다.
 
주택에 LNG를 공급하는 국내 도시가스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도시가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3억3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약 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국내 에너지 기업 중에서는 삼천리만 독보적인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도시가스와 같은 LNG 도시가스 사업자이자 인천, 경기를 담당하는 삼천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44% 증가한 385억4860만원이다. 주요 도시가스 기업들이 적자경영에 빠진 것과 비교해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한 셈이다.
 
삼천리 관계자에 따르면 도시가스 사업자의 경우 가스공사의 도매가에 일정한 마진을 더해 돈을 번다. 

삼천리 측은 "실적개선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회사가 보유한 금융상품의 수익이 개선되고, 비용절감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치솟았던 천연가스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스공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마진율을 최소화하거나 적자 경영을 해왔다"며 "에너지기업 중에서는 삼천리만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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