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집계된 작년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실제 회사는 작년 영업이익 6조5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92% 떨어진 수준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6조319억원 이후 약 15년 만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분기 영업이익이 2022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3조원대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우세했지만 이마저도 도달하지 못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직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이는 지표들과 달리 분기별 실적 흐름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 작년 1분기 영업이익 6402억원을 최저점으로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각각 6685억원, 2조4336억원, 2조8000억원 등 점차 수익이 개선되고 있다. 속도는 느리지만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낮은 실적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실적 개선 흐름을 나타내는 핵심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경기 침체 영향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DS) 부문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왔는데 최근 들어 메모리 등 반도체 시장이 회복되며 전체 실적 역시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회복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느리긴 하지만 조금씩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작년에는 반도체 업황이 안 좋았던 영향이 커 올해 메모리 수요가 얼마나 살아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