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로켓군 집중 사정 배경에 '물먹은 미사일' 등 각종 비리 만연

2024-01-07 14:06
  • 글자크기 설정

中, 작년 한 해 사상 최대 45명 고위 관리 숙청…상당수가 군부

특히 핵·우주 전력 총괄하는 로켓군 집중 사정

각종 비리와 부패로 '물먹은 미사일' 등 전력 약화

올해도 부패 척결 캠페인 지속 전망

지난 달 25일 장성 진급식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들과 사진을 찍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3번째사진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장성 진급식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들과 사진을 찍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앞줄 왼쪽 셋째). [사진=신화통신·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대대적으로 로켓군 사정에 나선 가운데 그 배경에는 '물먹은 미사일' 등 각종 비리가 자리 잡고 있다고 블룸버그, CNN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군 현대화에 군내 비리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사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집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한 해 사상 최대 규모인 총 45명의 고위 관리들을 숙청했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관리만 30명이 넘는 등 군부에 사정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3월 임명된 리상푸 전 국방부장(국방장관 격)으로, 그는 지난해 8월 이후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지난해 10월에 갑작스럽게 공식 해임이 발표됐다. 
이처럼 군부에 집중적으로 사정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군내 비리와 부패로 인해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군 현대화 목표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군사 개혁의 핵심으로 불리는 로켓군에 사정의 칼날이 집중되고 있다. 한 예로 지난달 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로부터 전인대 대표직에서 제명된 9명의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 중 5명이 로켓군과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미 정보당국 분석 결과, 중국 로켓군이 관리하고 있는 미사일 전력 중에는 연료 대신 물을 채운 미사일도 있었고, 중국 서부에 있는 미사일 사일로(고정 발사대) 중에는 사일로 뚜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미사일의 효과적 발사를 저해하는 문제점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 인민해방군 내에 만연한 부패는 전반적인 작전수행 능력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중에서도 특히 로켓군의 타격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고 미 정보당국은 분석했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중국 로켓군, 더 나아가 중국 방산업계 전반에 부패와 비리가 폭넓게 퍼져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향후 수년 내에는 대대적인 군사 개혁을 실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중요성이 한껏 부각되고 있는 로켓군 내에서 드러나고 있는 이 같은 문제는 결국 시진핑 정권과 중국의 존망과도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시 주석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중국 군사력 전문가인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관계연구소의 제임스 차 연구원은 "현재 시진핑과 중국 고위층에 있어 전략군 지도부는 그 기능을 상실했다고 보여지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런 현상을 오랜 기간 동안 곪아터지도록 내버려두면 분명히 인민해방군의 전체 전투 능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2027년까지 군 현대화 완수'라는 기치하에 지난 2016년 창설된 인민해방군 내 핵 및 우주 전력을 통합해 창설된 로켓군은 시 주석이 추진하는 군 현대화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이제는 오히려 '문제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에도 로켓군, 나아가 군부를 향한 시 주석의 사정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중국 군부 관보는 이달 1일 신년호에 '뇌물과의 전쟁' 제하의 사설을 싣고 앞으로 부패 척결에 강도를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차 연구원은 "조사받고 있는 (중국) 장성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지금은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3연임을 확립한 후 나타난 절대권력 체제하에서는 결국 부패 척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 윤선 연구원은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며 "시진핑은 부패에 맞서 싸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부패는 그가 보호하고 있는 시스템의 산물이다. 진퇴양난이다"라고 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