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크립토 스프링' 준비하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

2024-0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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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나무
[사진=두나무]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가상자산 업계에서 창업자를 제외한 최장수 CEO로 등극했다. 2022년부터 시작된 '크립토 윈터'를 온몸으로 겪어온 만큼 다가올 '봄날'을 준비하는 그의 행보가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대표 연임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그는 2026년까지 3년 더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기자·변호사에서 가상자산 업계 리더로…문과 남자의 IT 역량
1966년생인 이 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92년 언론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 로스쿨 유학길에 올라 세법 전문 변호사로 전직했다. 

전형적인 문과의 길을 걷던 그는 1999년 한국 IBM 고문변호사로 영입되며 정보기술(IT) 업계에 몸을 담게 됐다. 이후 NHN 법무담당 이사직을 거쳐 NHN 미국법인 대표, 카카오 및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를 지냈다. 가상자산 업계에는 2017년 입문해 현재는 업계 대표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업계 1위를 공고히 한 경영 능력과 테라·루나 사태, 가상자산 침체 등의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대처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가상자산 시장이 불황인 상황 속에서도 업비트는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7년 첫 거래를 시작한 후발주자이지만 현재는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기록하는 등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로 지위를 공고히 했다.

올 7월부터 가상자산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고 이용자를 보호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1단계가 시행되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이 대표의 리더십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이 대표는 회사의 외연과 내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이 대표의 탁월한 리더십은 디지털 자산시장이 격변하는 상황에서 두나무를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 대표의 경영철학, '수평 조직'과 '고객 보호' 
이 대표의 경영 철학은 철저한 '수평 조직'과 '고객 보호'를 밑바탕으로 한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위해 두나무 임직원은 서로를 이름과 직함을 뺀 영어 별명으로 부른다. 이 대표 역시 사내에선 '대표님'이 아닌 '비노(Vino)'로 불린다. 별명을 호칭으로 부르는 문화를 통해 보다 수평적 소통이 가능해지고 조직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대표가 "'내가 멋진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줄곧 이야기하는 것도 직원들에게 차별성과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가 두나무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위해 고심한 것은 가상자산 시장의 안정화와 생태계 구축이다.

이 일환으로 업비트는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자금세탁방지(AML) 제도 구축 등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업비트의 AML 인력은 50여명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웃도는 수준이다. 2021년 12월부터는 선제적으로 투자자보호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매출 90% 이상이 업비트 거래 수수료…사업다각화 고심
세 번째 임기를 맞이한 이 대표는 당장 수입 다변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크게 하락한 매출과 업비트 중심의 매출 구조는 이 대표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올 들어 3분기 말까지 두나무의 매출은 684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69억원) 대비 3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7348억원에서 4004억원으로 절반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마저도 업비트의 거래 수수료가 90%를 웃돌고 있어 시장 움직임에 따라 실적이 크게 요동치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두나무는 최근 2~3년 동안 사업모델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된 미래 사업에도 다양하게 투자했다.

현재 두나무는 업비트 외에도 누적 거래금액 219조원의 국민 증권앱 '증권플러스', 금융위원회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2년에는 하이브와 합작법인(JV) '레벨스'를 세우기도 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시너지 높은 사업군을 구축했다"며 "기술력과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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