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을 맞이한 건설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도 경기 침체 등으로 업계 전반에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의 기초를 다지는 내실 경영을 강조하면서 미래 성장을 위해 고부가가치의 해외사업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유관단체 협회장 등은 건설업계를 둘러싸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주요 건설사 CEO들은 신년사에서 품질관리와 경영효율화 등을 통한 내실 경영 강화로 사업 기틀을 다져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다난흥방(多難興邦·큰일을 이루려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력해야 함)’ 정신에 방점을 찍었다. 한성희 사장은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노하우들을 경쟁력으로 내재화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큰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역시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내실경영 실천’을 강조했다. 박현철 부회장은 “올해는 경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한 내실경영과 함께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을 통한 새로운 미래사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진오 동부건설 대표이사는 이날 시무식에서 "심각한 불황 속에서 내실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내실경영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전했다.
"정체된 국내시장 극복…고부가 가치 해외사업 통해 사업성↑"
신년사에서는 침체된 국내 시장 극복을 위해 새로운 먹거리, 특히 해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사업 쪽으로 우리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며 "올해는 민간 투자 위축으로 국내 시장이 다소 정체되는 반면 해외 시장은 고유가의 영향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마주치면 다리를 세우라(逢山開道 遇水橋)'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전문성을 발휘해 대내외적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 정책으로 네옴시티 외에도 동계 아시안게임, 엑스포, 월드컵과 관련된 초대형 프로젝트 발주를 계속할 것이며 카타르·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 등의 국가도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스마트시티, 친환경 건설, 원전,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은 "국가의 기간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출 확대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상생의 정신으로 협력사들과 동반성장을 실천하겠다"라고 말했다.
건설 유관 단체장들은 새해에 앞서 내놓은 신년사를 통해 건설 및 주택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요청했다.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정부가 건설산업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정상화를 위한 금리 안정 등 침체한 공사물량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해결 방안도 모색 중”이라며 “SOC 투자 지속 확대에 더욱 힘쓰겠다”고 언급했다.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은 “주택산업은 바닥 서민경제와 국가 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연관산업과 고용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산업에 비해 탁월한 만큼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