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전세계를 초토화시킨 코로나19 팬데믹과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이르기까지 예상치 못한 돌발 이벤트가 국고채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그에 따른 유동성 악화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이후 시장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시장 유동성과 전위지수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21일 한국은행은 '고빈도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한 국고채 시장의 market dysfunction(시장기능 저하) 모니터링'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돌발 이슈로 주요국 국고채 시장에서 단기간내 시장 유동성이 위축되거나 가격이 급등락하는 시장기능저하 이벤트가 수 차례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에 한은은 2011년부터 지난 3월까지 12년여 간 유동성이 악화되고 변동성이 확대됐던 과거 시장기능저하 이벤트에 대한 파악을 위해 고빈도 호가·체결 데이터를 이용해 국고채 3년 지표물과 국채선물 호가·체결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국고채 시장의 유동성 악화는 대체로 변동성 확대를 동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고채 시장과 관련된 예상치 못한 뉴스가 보도될 경우 시장 유동성 악화가 변동성 확대를 선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시장 유동성이 급변할 경우에는 회복속도가 지연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대해 이민영 한은 디지털혁신실 디지털신기술팀 과장은 "실제 코로나 팬데믹 선언으로 유동성이 최악으로 치달았던 2020년 3월 13일 전후 시장 상황을 보면 현금쏠림수요(dash for cash) 현상이 나타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국고채 시장 관련 유동성, 시장전위 등 지수를 실시간 산출해 살펴봐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변동성 확대 등을 빠르게 포착하고 제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과장은 "이미 주요국들은 고빈도 데이터를 이용해 채권·외환 시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외국인 거래 증가, 알고리즘 거래기술 발전 등 국고채 시장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중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