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지난 16일 강원 산지와 일부 강원 내륙, 전남(무안, 영광 장성, 신안)에 대설특보를 발효했고 오후 9시를 기해 부산과 울산, 경남 김해·통영·함안·고성·하동·함양에 한파주의보를 발효했다. 전국 곳곳이 영하권으로 떨어졌고 거센 바람과 함께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전북 대부분 지역엔 시간당 3㎝ 내외로 많은 눈이 쌓였다. 적설량은 순창 복흥 16.8㎝, 임실 9.2㎝, 장수 5.1㎝ 등으로 기록됐다.
전국 곳곳에서 상수도관 동파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군산시 소룡동에서 상수도관이 동파돼 누수가 발생했고 이 사고로 한동안 주변 상가 일대가 단수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기 지역에서도 수도 계량기 동파가 4건 발생했고 서울 지역에서도 동파 신고 3건이 접수됐다.
바닷길도 끊겼다. 인천에서 백령도를 잇는 항로 등 여객선 85개 항로 107척과 제주 14편 등 항공기 22편도 결항됐다. 국립공원도 무등산 59곳, 지리산 43곳 등 13개 공원 268곳이 통제됐다.
이와 함께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속출했다. 16일 오후 9시 50분쯤 서산시 해미면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에서 SUV가 중앙분리대에 부딪쳐 50대 운전자와 동승자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8시 45분쯤엔 홍성군 홍북읍 한 도로에서 커브 길을 주행하던 승용차가 신호등 전봇대를 들이받으면서 30대 운전자와 10대 동승자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17일 새벽 서산시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에서는 5t 화물차가 고속도로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중앙분리대 파편이 하행선을 달리던 차량에 튀면서 차량 4대가 잇따라 추돌했고, 40대 남성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하고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시는 전날 오후 9시부터 한파 비상 1단계 근무에 들어갔고 기상 현황, 피해 현황, 한파 취약계층·시설 관리 현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대응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4시간 비상근무를 한파특보 내내 이어가기로 했다. 황성원 재난예방팀장은 "24시간 비상근무를 한파특보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전국에 한파와 대설주의보가 발효되자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앙대책재난본부도 한파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예찰하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방문과 유선 안부 확인을 강화하라고 지자체와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한편 18일 월요일 출근길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일찍 찾아온 동장군이 한층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8일 아침 최저기온을 영하 18도~3도 사이로 전망했다. 전국종합=권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