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설 투자가 올해 대비 2.4% 감소해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4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간한 ‘2024년 건설경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건설 투자 규모는 올해 대비 2.4% 줄어든 257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악화하기 시작한 건설 선행지표들의 시차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건설경기 부진이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대표적인 건설 선행지표인 수주와 허가, 착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0%, 25.9%, 40.4% 줄었다. 수주와 허가는 4개 분기 연속, 착공은 7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착공이 크게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선행 공종을 중심으로, 내년과 내후년에는 골조 공종과 마감 공종을 중심으로 연쇄적인 감소 효과가 확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금융시장 불안, 생산요소 수급 차질, 공사비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더해질 경우 건설경기 침체가 더 가속화할 수 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기관들은 내년 건설투자 전망치를 올해 대비 -1.6∼0.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내년 건설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특징은 전망 시점이 늦을수록 올해 투자 전망치는 상향하는 반면, 내년 투자 전망은 하향하는 추세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정연은 내년 건설시장의 회복 요인으로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인해 전반적인 건설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과 금리 고점 인식 확산에 따라 자금조달 여건이 일부 개선될 가능성을 꼽았다.
내년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전반적인 건설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수 있고, 금리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그러나 주요 건설업 선행지표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자금시장 경색이 해소되지 않는 등 부정적인 요인의 파급력이 더욱 큰 상황이다.
실제 건정연은 전반적인 건설경기 부진에 따라 내년 전문건설업 계약액을 올해보다 3.2% 줄어든 119조2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정책 지원과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라며 “중소·전문 건설업을 위한 맞춤형 대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건설경기 둔화는 불가피하고, 2024∼2025년 사이 저점에서 회복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완화, 금융 환경 개선 등 거시경제 환경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