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美 진출 본격화···유방암 특화 AI기업 '볼파라' 인수

서범석 루닛 대표는 14일 서울 강남 루닛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사회를 통해 볼파라 지분 100%를 2525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이효정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낸다. 창립 이래 최초로 미국 내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14일 서울 강남 루닛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사회를 통해 볼파라 지분 100%를 1억9307만 달러(약 2525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 대표는 “해외 의료 AI 기업 인수는 창립 이래 최초”라며 “양질의 데이터를 대거 확보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인 미국 내 자체 AI 솔루션 판매망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볼파라의 주주 승인과 뉴질랜드 정부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 서 대표는 “인수는 확정된 것이지만, 이 외 나머지 절차는 내년 4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이번 볼파라 인수를 위해 인수 자금을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충당한다. 이번 계약으로 볼파라는 내년 2분기 이내에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75% 동의를 얻어 최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회사는 합병 완료까지는 약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수가 완료되면 루닛은 볼파라를 호주 시장에서 상장 폐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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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파라는 2009년 뉴질랜드 웰링턴에 설립된 유방암 검진 특화 AI 플랫폼 기업이다. 미국 시애틀에 사무소를 두고 미국 내 임상 및 영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유방암 조기 진단을 위한 AI 플랫폼을 미국 시장에 집중 공급하고 있다.

루닛 관계자는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1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서 볼파라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 내 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닛에 따르면 볼파라의 작년 매출은 210억원가량이다. 올해 매출은 282억원으로 예상되는데 5년간 연평균 6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96.5%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구독 형태로 이뤄져 있어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게 루닛 측의 설명이다.

볼파라는 미국 등 서양권 여성 약 1억장의 유방촬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루닛은 “이들 데이터는 제품 개발을 위해 고객 동의를 얻는 등 법적분쟁 가능성을 모두 해소한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볼파라 데이터를 활용해 ‘루닛 인사이트 MMG’와 ‘루닛 인사이트 DBT’ 제품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볼파라의 데이터를 초거대 AI에 적용시켜 완벽에 가까운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자율형 AI 구축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 계약으로 루닛은 미국 내 볼파라 플랫폼 설치 기관을 대상으로 루닛 AI 솔루션을 추가 공급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볼파라 AI 플랫폼을 유통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루닛의 볼파라 인수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앞으로 루닛이 암 조기 진단을 위한 강력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인수 계약은 양사가 암 검진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