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전년 대비)를 기록하며 전월(3.8%)보다 증가폭이 한 풀 꺾인 가운데 한국은행이 "당분간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5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김 부총재보를 비롯해 조사국장, 경제통계국장, 공보관, 거시전망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 부총재보는 이 자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부터 반등을 이끌었던 유가·환율·농산물 가격이 상당폭 하락해 전월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면서 "근원물가 역시 섬유제품과 내구재를 중심으로 상품가격 오름폭이 축소돼 둔화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농축수산물가격도 10월 하순부터 농산물가격이 안정되고 돼지고기(전월 대비 -5.7%)를 중심으로 축산물가격도 하락해 오름폭이 축소된 것으로 평가된다.근원물가(11월 3.0%)도 섬유제품과 내구재를 중심으로 상품가격 상승률이 상당폭 낮아지면서 둔화됐다.
그러면서도 향후 물가에 대해서는 이번과 같은 급격한 하락기조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 부총재보는 "단기적으로 큰 폭 상승한 유가·농산물가격이 하락해 11월 물가에 반영됐는데 앞으로 이러한 둔화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예측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도 8~10월 중 물가상승률 반등 영향으로 10~11월 소폭 상승했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수요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공급충격의 영향도 점차 줄어들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가 전망경로 상 국제유가 추이와 국내외 경기,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