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전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신당을 한다고 해도 그것의 기치가 ‘반윤’일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를 개혁하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개혁연대'는 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윤연대’ 움직임에 선을 그으면서도 창당 가능성을 다시 한번 언급한 것이다.
그는 신당의 정체성도 명확히 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은 토론 문화가 실종되고 일방주의가 횡행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새로운 다원주의 공간을 차리는 것이지 반윤이라는 또 다른 일방주의적 구호의 구현물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윤연대는 안 한다"며 "하지만 정치를 개혁하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개혁연대는 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이 전 대표 언급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에 선봉이 되겠다"며 내년 총선 때 비례정당을 창당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데 따른 반박으로 보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전 대표가 향후에 당내에서 본인 역할이나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줄지 계속 지켜봤던 것 아닌가 싶다"며 "결국 혁신위원회가 성과 없이 끝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결과적으로 이변이 없는 한 이 전 대표가 탈당 후 창당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15일 발표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승민·이준석·김종인 신당에 대한 정당 지지율은 1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각각 32%와 31%로 박빙을 기록할 것이라는 조사도 나왔다.
이 평론가는 “이 전 대표가 양당 의원 중 20~30명을 영입하려고 할 것 같은데, 일부 의원들이 이 전 대표 ‘단독 플레이’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합류하는 의원이 있을 것이고 결국 타격은 국민의힘이 더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은 야권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같은 기관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자 중 신당 이탈률은 13.7%, 민주당 지지자 중 이탈률은 11.4%에 달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파괴력이 어느 쪽으로 튈지는 예단할 수 없다”면서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 성향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여권에서 창당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의외로 민주당 지지층 지지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