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정당 '창당'이냐 '금지'냐...이재명의 딜레마

2023-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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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의원총회서 선거제 논의…당 입장 엇갈려 큰 진전 없을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 대통령 선거 공약 중 하나인 '위성정당 금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홍글씨'로 돌아왔다. 준연동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금지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여당보다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과거의 병립형으로 돌아가자니 내부에서 '국민의힘과의 야합'이란 비판까지 나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 국회의원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방지 등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 대표도 같은 내용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민주당은 29일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당내에서도 입장이 갈려 큰 진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대 총선부터 채택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받은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수를 산출한 다음 그 의석수의 50%를 각 정당 의석으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소수 정당보다 많은 원내 진출을 위해 채택됐지만 위성정당 출현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 준연동형을 유지하되, 소수 정당 배려를 위해 위성정당 창당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탄희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연동형비례선거제를 사수하고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 길, 그 길은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위대한 결단"이라며 "내일 의원총회에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저부터 기득권 내려놓겠다"며 "당의 결단을 위해서라면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에 불출마하고 당이 고전하는 험지 어디든 가겠다"면서 강경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도 변수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은 만들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에 비해 26석 뒤처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20대 총선까지 적용됐던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것도 반대가 만만치 않다. 현재 국민의힘이 주장 중인 안건이라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을 막기 위한 정치적 야합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대표를 겨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야권이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민주당은 긴 세월 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 왔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거대 정당이 능력과 도덕성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정치 양극화의 폐해를 완화할 수 있다"며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도 목소리가 많이 갈리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와 지도부도 어느 한쪽을 밀어붙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선거제로 부담을 계속 껴안는 것보다 하루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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