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가능성에 선을 긋고 지금의 김기현 대표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고위원 5인 체제를 복원하고 공천관리위원회다음달 출범을 예고하며 '체제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 중 비대위를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며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통해 김석기 의원을 임명하고 특보 4명을 추가로 임명한 만큼 김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내년 4월 총선까지는 김 대표 체제가 이어진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표실 특별보좌역도 추가로 임명했다. 지난 23일 조정화 전 부산 사하구청장을 포함해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 김기윤 변호사, 김영민 당 디지털정당위원장 등 4명을 특보에 임명했다.
혁신위와의 갈등설도 일축하고 주도권은 결국 당 지도부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혁신위는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5가지 혁신안을 당에 보고했지만 제1호 혁신안인 '대사면'을 제외한 청년 비례 확대, 전략 공천 원천 배제 등은 공관위 몫으로 넘어갔다.
2호 안건으로 내세운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친 윤석열 대통령계)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험지출마' 요구에 대해선 무반응이 이어지며 혁신위와 지도부 간 '불협화음'이 나왔다. 이 관계자는 "혁신위가 지도부를 압박하면 안 된다는 게 김 대표의 입장"이라면서도 "험지출마, 현 지역구인 울산 남구 출마, 불출마 등 세가지 방향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중순 공관위 출범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관위 구성 시점을 기존 '총선 120일 전'에서 '총선 120일 전부터 총선 90일 전까지'로 변경하는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새로운 당헌·당규대로라면 내년 1월 11일 이전에만 공관위를 띄우면 되지만 혁신위 활동 기한인 12월 24일을 전후로 공관위를 출범해 남은 혁신위 안건을 처리하고 공천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설'을 주장하며 비대위원장 후보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비대위원장 겸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출마로 정리되는 기류다. 이 관계자는 "한 장관과 원 장관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됐다"며 "특히 한 장관의 경우 험지가 아닌 여권 지지세가 높은 지역구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