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와 영국 과학혁신기술부는 지난해 6월 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래 비전을 포괄하는 '한-영 프레임워크'를 채택하고 디지털 기술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후 한국과 영국은 약 1년 간 논의를 거쳐 △통신공급망 다변화 △반도체 △인공지능(AI) △글로벌 디지털 규범 등 11대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방안을 도출했다.
영국은 5G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 오픈랜 원칙 등을 발표하며 통신 공급자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 올해 'K-Network 2030 전략'을 발표하며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에 양국은 통신 공급망 시장이 경쟁적이고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며 △통신망 보안‧복원력‧상호호환성 증진 △무선통신‧오픈랜 분야 R&D 협력 활성화 △양국 산업계‧학계 협력 및 파트너십 강화 등을 공동 추진하기기로 했다.
이어 양국은 반도체가 디지털 기술 발전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반도체 제조·공정에 강점을 가진 한국과 반도체 설계·IP에 강점을 가진 영국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최첨단 반도체의 칩 설계, 화합물 및 첨단 반도체 소재, 첨단 패키징 기술 등 분야에서 연구개발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다. 또, 산업·학계에 있는 기술 전문가 간 교류도 활발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은 안전하고 책임성 있으며 인간 중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AI를 실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 공동의 가치에 부합하는 글로벌 AI 환경 조성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GPA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다자 포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국제 파트너들 간 조율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하여 11월 영국에서 개최한 'AI 안전성 정상회의'에 이어 양국은 '미니 정상회의'를 내년에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미니 정상회의는 6개월 뒤에 개최할 예정으로, 전 세계 주요국 정상과 글로벌 빅테크 대표 등이 함께 제1차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글로벌 AI 거버넌스 정립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양국은 핵심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스타트업 등 기업 간의 협력과 파트너십을 증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관계기관 등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양국 생태계의 강점에 대한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모범사례 공유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굴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 기업 간 필요사항 분석 및 공유, 잠재적 파트너 발굴 등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이러한 두 국가 협력이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매년 과기정통부 차관과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차관을 수석 대표로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 포럼을 개최해 분야별 협력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에 이어 과기정통부와 영국 과학혁신기술부는 양국 간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주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양해각서는 우주탐사, 우주산업, 우주 정책 등 양국 공통의 관심 분야에 대한 협력 절차를 체계화하고 이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협력 분야로는 우주탐사, 우주산업, 우주 인프라, 위성, 우주 정책, 항법·시각, 통신, 지구관측, 우주 분야 지속가능성, 양·다자 협의 시 공조 등이다. 양국은 향후 공동 실무단 구성, 공동연구 및 전문가 교류, 교육 활동, 산업체 간 교류 등의 활동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을 이행할 예정이다.
이어 양국은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과학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이행 약정을 체결한다. 이행 약정을 통해 양국은 연구자들의 공동연구와 인력교류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양국 기업간 협력을 촉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행약정의 이행을 위해 한-영 과학기술 혼성 위원회를 설치하고, 수석 대표는 과기정통부 차관과 영국 정부수석과학자문관이 맡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는 올해 대통령의 영국 방문으로 양국의 과학기술·디지털 협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며 "향후 양국은 오늘의 3건의 양해각서(MOU)를 기반으로 통신망, 반도체, AI, 우주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