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중신궈지(SMIC)의 리웨이 부사장이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레거시(구형) 반도체 공정 중심으로 기반을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리 부사장은 9~11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기술교류회에서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1m) 기술 개발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거액을 투입하는 것보다 20~90nm 반도체의 국산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부회장은 “2nm 반도체가 필요한 산업은 통신·인공지능(AI) 등 극히 일부”라면서 “사실 28nm 반도체만으로도 국내 민간 및 군수 시장 수요를 대부분 충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 부사장은 첨단 반도체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미국의 제재로 인한 장비 수입 제한을 꼽았다
그는 “중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85%가 넘는 반도체 수요를 수입에 의지하고 있다”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기술은 2nm이고, 국내 최고 선진 공정은 14nm이지만 장비 수입 제한으로 대규모 양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리 부사장은 이어 “제조장비와 소재(포토레지스트)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라며 장비의 경우 국산화율이 10%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실제 중신궈지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80% 급감했다. 올해 지출 예산을 지난해 대비 18%가량 확대해 반도체 장비 구매에 투입하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아울러 리 부회장은 “국제적인 수준과 비교하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5년 이상 뒤처져 있다”면서도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자본시장과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맹렬한 기세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