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만든 남극 실시간 관측 시스템, 현장 도입한다

2023-11-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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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장비 설치 후 이듬해 회수하던 방식 개선

5대 관측 정보 실시간으로 취합해 국내로 전송

시스템 파손 등 고장 시 무인 로봇으로 해결

남극 관측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무인 이동로봇 사진극지연구소
남극 관측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무인 이동로봇 [사진=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가 남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관측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2일 밝혔다.

남극은 외부 활동이 가능한 시기가 제한된다. 혹독한 환경 탓에 실시간 관측망을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계절에 따른 변화 등 장기 데이터를 취득할 때는 여름철 관측 장비를 설치하고 이듬해 수거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극지연구소 이주한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과 함께 남극 환경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관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양과기원은 IoET를 위한 극한지 통신과 장비 기술을, 로봇연은 극한지 탐사용 로봇 시스템과 운용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오는 9일 남극장보고과학기지에 도착해 기지 인근 연구 거점에서 지진, 기상, 고층대기, 물범, 빙하 움직임 등 5종 데이터를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한다.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장보고기지에서 취합해 국내로 전송한다.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제 현장에 가지 않고 실시간으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 효율도 크게 높일 전망이다. 또한 지진이나 화산 등 기지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파악해 대응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장보고기지 주변에는 활화산으로 분류되는 멜버른 화산이 존재한다.

로봇을 활용한 현장 유지보수도 가능하다. 눈보라나 빙하 움직임 등 남극의 특수한 환경 영향으로 기기 파손이나 배터리 방전 등이 발생했을 때 함께 배치하는 무인 이동 로봇으로 이를 해결한다.

연구팀은 1년간 시범 운영 후 2025년부터 시스템을 세종과학기지 등 다른 극지 연구현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세종기지는 지난 2020년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100회 이상 계속됐는데 우리나라는 자체 관측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타국의 도움을 받았다.

한편 이번 사업은 해양수산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부처 연구사업인 '극한지 개발과 탐사용 협동이동체 시스템 기술개발 사업' 일환이다.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지금까지 극지연구는 시·공간적인 특성 때문에 데이터 확보에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쓸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 관측 시스템은 극지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특별한 기술이다. 여러 부처와 기관이 합심해 준비한 만큼 이번 도전을 성공시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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