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물가에 비상이 걸리면서 저렴한 절임배추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배추 가격이 좀처럼 안정화되지 않은 탓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5~26일까지 절임배추 사전예약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같은 행사 기간 대비 4배가량 매출이 뛰었다. 그야말로 '대박'인 셈이다. 지난해 절임배추 사전예약 때 매출이 10% 성장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해남산 절임배추가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 5~11일까지 진행한 1차 사전예약에서 선보인 '해남미소 절임배추(20kg)'는 행사 기간 가장 저렴한 2만원대에 판매해 가장 많이 팔려나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절임배추 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 늘렸고, 김장 물가가 뛰어 오르면서 배추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절이는 노동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절임배추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도 절임배추로 재미를 봤다. 절임배추 사전예약 첫날인 26일 하루 매출은 전년 대비 89.6% 신장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3배에 이르는 매출 신장률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절임배추 사전예약 매출 성장률을 전년과 같은 1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티몬은 지난 25일 농협과 손잡고 '서안동농협 해썹(HACCP) 풍산 절임배추(10kg)를 2만1000원대에 판매해, 1억원가량 매출고를 올렸다. 하루에만 4500명 이상이 절임배추를 사기 위해 티몬을 찾은 셈이다.
절임배추 수요가 급증한 것은 김장 물가가 치솟은 것과 무관치 않다. 배추 가격은 정부가 비축 물량을 풀면서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비싼 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배추(상품) 한 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5019원으로 평년(4456원) 대비 12.6% 상승했다. 정부가 배추 비축 물량을 풀면서 한 달 전(6534원) 대비 1515원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일부 도매시장에서는 여전히 배추 가격이 6000원을 넘는 곳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 경동 도매시장에서는 지난 27일 기준으로 5660원으로 평년(4431원) 대비 27.7% 치솟았다. 부산의 부전도매시장에서는 배추 가격이 6830원이다. 이는 평년(4295원) 대비 59% 폭증했다.
김장 부재료 가격도 심상찮다. 생강 평균 도매가(1kg)는 전년 대비 38% 오른 1만2875원으로 집계됐다. 파(1kg), 굵은소금의 평균 도매가격이 전년 대비 38.4, 32%씩 상승했다.
유통업체들은 치솟은 김장 물가에 알뜰 소비족(族)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내달까지 절임배추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장 물가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편리한 절임배추 수요 증가세가 김장철이 본격화하는 11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까지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절임배추 행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