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AI가 바꾼 문화와 바꾸지 못할 문화

2023-10-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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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은 문화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주목 받았던 신기술과는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미술계에는 한때 대체불가능토큰(NFT) 작품 열풍이 불었다. 공연예술기관에서도 배우나 무용가의 NFT를 만들기 시작했다. 문화예술기관은 앞다투어 메타버스(metaverse) 공간을 만들고, 각종 행사를 가상 공간에서 열었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요즘은 관련 소식이 뜸하다.
 
반면 인공지능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술을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정적으로 기계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인공지능은 이를 이해하고 인간과 대화를 하게 됐다.
 
2022년 출간한 AI 시집 '시를 쓰는 이유'로 인해 주목받았던 리멘워커는 지난 8월 인공지능 시극 ‘파포스(PAPHOS) 2.0’을 선보였다.
 
인공지능이 ‘공동 창작자’가 됐다.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언어 모델 KoGPT를 기반으로 개발한 시를 쓰는 AI 모델인 ‘시아’는 1만3000여편의 시를 통해 작법을 익혔으며, 올해 2000여편의 시를 추가로 학습해 공연에 사용했다.
 
기술은 예술의 상상을 실제로 구현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BJ 마스크걸 목소리가 화제가 됐다. 하이브 자회사 수퍼톤은 ‘다화자 음성 모핑 기술’을 활용해 마스크걸에 등장하는 BJ 마스크걸의 새로운 목소리를 생성해냈다. 마스크걸의 김모미 역을 맡은 배우 나나와 이한별의 목소리를 조합했다. 상상의 인물에게도 목소리가 생긴 것이다.
 
인공지능이 문화계의 많은 것을 바꿔 놓고 있는 가운데, 바꾸지 못할 문화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영수)은 지난 19일 ‘디지털 전환 시대의 문자·언어박물관’을 주제로 ‘2023 국제박물관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발표자로 참석한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앞으로 만들어질 정보는 사람이 만든 정보보다 인공지능이 만든 것이 많을 것이다. 미래 인류의 데이터는 ‘인간의 기록’이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의 기록’이 될 것이다”며 “인간이 만든 기록을 보존하는 박물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미래에는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로 구성된 정보가 더욱 중요해지며, 이를 지키려는 박물관 등 문화기관의 역할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손길이 닿은 문화가 새삼 소중히 느껴진다.
 
사진아주경제 DB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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