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에 도전했더니, 제품이 아닌 '작품'이 됐다...다이슨의 성공스토리

2023-10-28 07:00
  • 글자크기 설정
 다이슨, IFC몰에 다이슨 에어스트레이트 체험 위한 팝업 스토어 오픈
다이슨 IFC몰 팝업 스토어 [사진=다이슨]
'날개 없는 선풍기,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열판 없는 매직스트레이트기'.
 
통념을 깬 제품들의 공통점은 모두 영국의 가전기업 다이슨(Dyson)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다이슨은 '영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제임스 다이슨이 1993년 설립한 가전업체로 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다이슨은 일상 속 사소한 불편함에 주목해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어 작품의 경지에 이른 창의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트에서 지금 당장이라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헤어드라이어의 가격이 다이슨의 손을 타면 가격도 25배, 물건을 받는데도 최대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돈을 주고 모셔 와야 하는 '을의 위치'에서도 소비자들은 "다이슨이 만들면 다르다"며 기꺼이 지갑을 연다. 창립자인 제임스 다이슨은 오늘도 직원들에게 "실패하고 또 실패하라"고 외친다. 실패의 경험이 혁신의 원동력이라는 다이슨의 브랜드 스토리를 살펴본다.
 
◆청소기 만들기 위해 5200번 실패한 발명가

다이슨 창업자는 런던의 영국 왕립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산업디자이너다. 졸업 후 엔지니어링 회사에 취직해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진공청소기가 오래 사용할수록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 그는 청소기가 빨아들인 먼지가 다시 먼지봉투 표면을 막으면서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먼지와 공기를 제대로 분리할 수 있는 새로운 진공청소기 개발에 몰두했다.
 
다이슨은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만들기 위해 약 5년간 5127개의 시제품을 제작했고, 1993년이 돼서야 오래 사용해도 흡입력이 유지되는 최초의 진공청소기 'DC01'을 만들었다. 다이슨이 출시한 진공청소기 DC01은 출시 1년 6개월 만에 영국 진공청소기 판매 1위를 차지했고, 유럽,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가전시장에 폭발적 반응을 불러왔다.

다이슨의 창업 스토리에서 볼 수 있듯 이 브랜드의 철학은 '남들이 지나치는 문제에 천착하라. 실패하고 또 실패하라'다. 전 세계에 포진한 6000여명의 다이슨 엔지니어들은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사소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연구하고 또 연구한다.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 헤어드라이어, 열판 없는 매직기 등은 모두 이런 혁신을 통해 탄생했다.
다이슨
다이슨 제품 라인업 [사진=다이슨]

◆'말리면서 펼 순 없을까?'...여성들의 일상 속 바람에 집중 

이번에 출시한 열판 없는 매직기(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도 연구진이 인모(人毛) 1609㎞를 직접 연구해 만든 작품이다.

집게 모양으로 벌어지는 두 개의 판을 활용해 머리를 직선으로 펴 주지만 열판 원리를 활용하는 일반 매직기와 달리 바람의 움직임을 활용하기 때문에 젖은 머리에 곧바로 사용해도 모발 손상이 없다. 다이슨 관계자는 "모발이 젖으면 단백질 수소 결합이 약해지기 때문에 다른 형태로 변형하기 쉽지만 이때 열을 가하면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5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기술의 경지는 바람을 45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흘리는 것에서 정점을 이룬다. 연구진은 손상 없이 모발을 말리면서도 잔머리 없이 공기를 품은 듯한 자연스러운 생머리 연출에 성공했다. 두 개의 집게(판)에서 바람이 직각으로 부딪치면 폭풍 같은 난류가 생겨 머리는 잘 마르지만 잔머리가 생기고, 반대로 나란히 흐르면 건조가 덜 된다. 다이슨 엔지니어들은 최적의 바람 각도, 온도 조합을 찾기 위해 수천 번의 실험을 거듭했고 5단계 발전 단계를 거쳐 최종 제품을 만들었다.

다이슨 관계자는 "젖은 머리를 말리면서도 동시에 스트레이트를 하고 싶다는 여성들의 일상 속 바람이 현실로 구현되는 순간"이라며 "우리는 성능, 기능, 편의성, 디자인 등 모든 요구를 철저하게 충족한 제품만 만든다"고 말했다.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3 국제전 우승 후보작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3 국제전 우승 후보작 [사진=다이슨]

◆성공보다 더 좋은 건 실패를 극복하는 경험...후배 엔니지어 양성하는 다이슨
 
다이슨 창업자는 후배 엔지니어 양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2002년 자선단체인 '제임스 다이슨 재단'을 설립해 젊은 엔지니어 양성을 시작한 뒤 2004년부터는 매년 자신의 이름을 건 국제 공모전을 통해 젊은 발명가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는 올해도 한국을 포함한 30개국에서 열렸다. 
 
국내전 우승작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팩 내부의 화재를 쉽고 빠르게 진압하는 '시소(Seesaw)'가 선정됐다. 입상작으로는 재난 현장에서 환자 이송 시 수액팩을 들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에 주목해 개발한 응급용 무동력 수액 주입 장치 '골든 캡슐(The Golden Capsule)'과 기존 종이팩 음료 용기에 부착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친환경 빨대가 내장된 친환경 음료 용기 '에코(E-co)'가 선정됐다. 
  
다이슨 기술 개발 책임자인 레이첼 핑크는 "발명가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제 구현 단계에서 잘 실행되고, 직면하는 모든 문제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선된 작품들은 개발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했지만, 실패를 통해 얻은 피드백을 토대로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모두 공통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