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박6일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26일 귀국한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 대통령의 이번 중동 순방을 계기로 총 202억 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양해각서(MOU)와 계약 63건이 체결됐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동과의 투자협력은 총액 792억 달러(약 107조원)에 달하게 됐다.
기존 에너지·건설 분야에 집중됐던 중동과의 협력을 청정에너지·디지털·방산·문화콘텐츠 등으로 고도화‧다변화하고, 에너지안보를 강화한 것이 주요 성과다. '중동 1.0'이 '중동 2.0'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107조원 운동장이 열렸다"고 자평했다.
카타르 순방에서는 13건의 MOU·계약이 성사됐다. HD현대중공업과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 간에 39억 달러(5조원) 규모의 LNG 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이 체결됐다. 아울러 스마트팜, 태양광, 자율주행차, 문화콘텐츠, 의료, 금융 등 신산업 분야 11건의 MOU 등 46억 달러(약 6조원) 이상의 수출‧수주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방산 군수 협력 MOU'를 바탕으로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카타르는 지난해 전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33억 달러)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26억 달러)를 압도한 '방산업계 큰손'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우디‧카타르 순방으로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해 이른바 '중동 빅3(사우디‧UAE‧카타르)'를 취임 2년도 안돼 모두 방문하게 됐다. 이들 국가는 중동에서 우리와 교역량이 가장 많은 3개국이자 아랍 산유국 모임 '걸프협력회의'(GCC)의 전체 국내총생산(GDP) 86%를 차지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말 사우디와의 290억 달러 규모 MOU, 올해 UAE의 300억 달러 투자 약속, 이번 순방의 202억 달러(사우디 156억 달러, 카타르 46억 달러) 등 중동과의 투자협력은 총액 792억 달러(약 107조원)에 달한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중동 빅3 국가와의 협력을 완성해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고 자신했다. 김은혜 홍보수석도 "더 넓게 확보하게 된 운동장에서 국민과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게 하자, 더 잘살 수 있는 미래를 앞당기자는 것이 윤 대통령이 열사(熱砂)의 땅에 온 이유"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추정 재산 2600조원 '미스터 에브리씽'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의 개인적 친분이 부쩍 두터워진 것도 성과다. 중동 국가는 정상 간의 친밀도가 국가 간 협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특성이 있다. 양국은 43년 만에 공동 선언을 발표하며 협력 의지를 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마지막 날 현지 숙소 영빈관을 전격 방문해 환담을 나눴다. 또 직접 운전대를 잡고 윤 대통령과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 포럼' 행사장까지 이동했다. 그는 "다음에 오시면 사우디에서 생산한 현대전기차를 함께 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포럼에 함께 입장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객석에서 윤 대통령의 연설과 좌담을 끝까지 지켜봤다. 윤 대통령이 행사장을 떠날 때도 약 40초간 손을 잡으며 작별을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